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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주주총회 쇼핑데이를 시작으로 이틀째 주주총회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는 이튿날이 메인 이벤트이다. 아침 7시부터 CHI 헬스 센터를 오픈해서 주주들이 약 오전 9시 15분 부터 열리는 Q&A 세션에 참석할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사실 아침부터 부리나케 갔어야 했는데 아침 7시에 일어나는 바람에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가보니 8시 반이나 되서야 CHI 센터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제 쇼핑데이에선 사람들이 계속 들어가고 나가고 해서 주차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는데, 오늘 열린 행사에서는 행사 참여자인 약 4만명의 사람이 동시에 한 곳에 결집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주차 자리를 찾는데 시간을 더욱 많이 지체했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들어가니 이미 9시가 넘어 있었다. 게다가 행사장에 들어선 뒤 나는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이유는 빈 자리 하나 없이 공연장 전체를 가득 메운 인파 때문이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가 투자자들의 우드스탁 (1969년에 뉴욕주에서 열렸던 전설적인 락 페스티벌) 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장소가 굉장히 넓은데 사방이 전석이 꽉 차 있었다. 무대 뒤에도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역시나 꽉 차있었다. 첫 사진을 찍고 그나마 자리가 몇군데 남아있는 곳이 보여 부랴부랴 달려갔는데, 다들 같은 마음이었는지 내가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꽉 차 있었다. 😓 결국 서서 보다가 공연장 밖에 마련된 TV가 있는 자리를 발견해 그곳에서 스크린으로 보다가 다시 공연장으로 들어가 관람했다. 다음에 간다면 꼭 시간 맞춰 일찍 가야할듯.
이미 우리가 늦었기 때문에 8시 30분에 시작되는 영화는 보지 못했고, 바로 q & a부터 볼 수 있었다. 이날 패널로는 네 명이 참석했는데,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 과 vice chairmen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 아짓 자인 (Ajit Jain), 그리고 그렉 아벨 (Greg Abel) 이 이끌어 나갔다.
이 Q & A 세션이 대단한 이유는 랜덤하게 선정된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직접 그 자리에서 저 네 패널들에게 어떤 질문이든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약 6시간동안 60개 정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겠다고 미리 공지를 했었다. 질문 소스는 앞서 말했듯이 랜덤으로 선정된 참석자들이 질문할 수 있고, 동시에 이 총회를 CNBC 방송국에서 라이브 송출을 했기에 CNBC의 아나운서인 베키 퀵 (Becky Quick) 이 미리 tough questions를 받아둔 리스트에서 질문자들을 대변하여 진행을 하기도 했다. 아래 사진에서 등을 보이고 강단을 향해 앉은 사람이 베키 퀵 이다.
특히, 이 Q & A 를 이끌어 나가는 워렌 버핏은 92세 이고, 찰리 멍거는 99세이다. 두 분 다 굉장히 노년의 나이이기때문에 대체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지는 고강도의 질문 세션을 그들이 감당한다는 것 자체로 많이 놀랐다. 물론 두 분의 건강을 걱정하는 많은 이들의 우려 처럼 버핏은 목소리가 좀 탁했고, 멍거는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
그러나 그 것을 감안 하더라도 이렇게 고강도의 질문 답변 세션을 두 분이 주가 되어 이끌어 나간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리 할아버지가 97세이신데 할아버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와 비교했을 때 저 두 분의 건강 상태는 아주 많이 양호하다고 생각한다.
버핏과 멍거가 워낙 고령이라 그렇지만, 사실 아짓 자인도 71세이고 그렉 아벨도 60세이다. (심지어 베키 퀵도 50세이다 ㅎㅎ)
또, 버핏이 CEO이기 때문에 가운데 자리에 앉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것 없이 버핏-멍거-아벨-자인 순으로 앉은 것도 내 눈에는 신선하게 보였다. 사실 이런 Q&A 자리를 매 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결정이기 때문에 이런 미국적 사고방식에 대해 아직도 내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자체에 대해서는 정말 다양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모든 것들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진 탓도 있겠으나, 나는 모두가 주식 투자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투자 관련 이외에 조금 동떨어진 버핏이나 멍거에 대한 질문들도 있었고, 이런 걸 왜 물어볼까? 의도가 뭘까? 싶은 질문들도 나왔다.
앞서 말했듯이 운이 좋은 몇몇 참가자들은 직접 워렌 버핏에게 1:1로 질문을 할 기회를 얻었는데 그들 중 몇 사람들은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워렌 버핏을 향해 직접 1:1로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흔치 않은 기회임에 그런지 긴장에 손을 매우 떨면서 겨우 겨우 질문지를 읽어나갔다. 또한 외국에서 온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도 많았는데, 질문을 하기 위해서 영어로 질문을 써둔 걸 연습하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침착하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만약 나라면 버핏에게 1:1로 질문을 할 기회를 얻었을 때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내가 특히 놀란건 이 자리에서 버핏이나 멍거 할아버지들이 얘기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매우 중요할 텐데 거기에 대해서 어떤 질문이든지 망설임 없이 바로 바로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것이 보통의 고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트렌드에 맞게 전기차나 AI 등에 관련된 질문들도 있었고, 버핏과 멍거가 워낙 고령이다 보니 그들의 사후에 회사의 안위에 대해 우려하는 질문들도 많았다. 또 우리가 한국인이다보니 아시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그들은 한국보다는 인근 국가인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더욱 좋게 평가를 하고 있고, 투자도 하고 있다는 것에 약간 섭섭함도 들었다.
행사에 참여하며 특히 또 재미있게 다가왔던 점은 행사에 아시아인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다. 오마하 자체에 한인 인구가 워낙 적다보니, 우연하게 또 다른 한국인을 본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신기한 일인데,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간간히 주위에서 들려오는 한국말을 들으니 스스로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의 대부분은 중국인들이었고, 일본인들도 꽤 있었다. 또한 인도인, 싱가폴인, 대만인들도 많이 보았다. 세계의 부자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까 아시아인들의 비율, 특히 중국인들의 비율이 높다는게 대단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날 Q & A를 진행하는 메인 공연장을 빠져나와 어제 쇼핑데이가 열렸던 1층 전시장을 다시 찾았다. 가보니 어제보다 더 많은 인파들이 몰려와 쇼핑과 전시를 즐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CNBC 방송국 부스도 추가되어 아예 그 자리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 경제 TV 채널들에서도 나와 취재를 했고, 그 외에도 오마하 방송사, 타 외국 방송사 들도 와서 여러 곳에서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마하에 살면서 그 동안 이런 대형 행사에 참여한게 흔치 않았기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나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이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B 주주이다. 😢😇) 이 자리에 온 상당수의 사람들이 매우 부자라는 사실에 갑자기 굉장히 현타가 오기도 하면서 동시에 대단하게 느껴졌다. 앉는 자리를 쉐어하게 되면서 몇몇의 미국 사람들과 스몰톡을 했는데, 내가 대화를 한 사람들은 전문직 종사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주주총회 참석도 처음이 아닌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은 내가 아시아인인데 오마하에 산다고 했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참고로 네브라스카의 아시안 비율은 총 인구의 3%이고, 그 중 한국인 비율은 0.3%이다.) 뭔가 그들과 대화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들만 했는데, 투자 팁이나 이런걸 좀 받았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ㅎㅎㅎ
나에게 이번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는 참석에 큰 의의가 있었고, 직접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의 실물을 두 눈으로 담았다는 것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 이런 큰 자리에 참석하게 되니 영어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투자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후기가 길어져서 마지막 날 마라톤 후기는 다음 글에서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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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직접 가본 후기 1일차:
https://myimmigrationdiary.tistory.com/195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준비하기 글:
https://myimmigrationdiary.tistory.com/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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