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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2021년 11월 초 근황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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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 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생각이 많은지 자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생각을 하다가 겨우 잠에 든다. 두 자아가 싸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하나는 활발하게 나가서 이것저것 하고픈 자아이고 또 하나는 지구 끝까지 소심해서 이 세상 모든게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겠는 자아이다. 원래 성격이 요즘 말하는 MBTI 중에 E와 I 그 어느 중간을 맴도는 사람인지라 내 스스로가 밖에 엄청 나가서 사람도 만나고 싶다가도 집에서 충전하는 시간도 그만큼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요즘 알아간다.

 

좋아하는 웹툰 중 하나인 닥터앤 닥터 육아일기에도 이런 내용에 관한 편이 올라왔다. 완결이라니 ㅠㅠ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732955&no=231&weekday=sun

 

요즘엔 정말 통 사람 안만난지가 오래됐는데, 장기화된 코로나 여파로 인해서 학교도 안가고 교류도 없다보니 말 자체를 안하고 사는게 보통 나의 일상이다. 한국말은 남편이랑 쓰지만, (이마저도 남편이 말수가 적어서 우리집은 내가 떠들지 않으면 조용하다. 심지어 강아지조차 조용한 침묵의 집;;) 영어는 온라인 수업에서 글로만 쓰기 때문에 통 말할 기회가 없다. 어제 오랜만에 스벅에서 주문을 하는데 그것조차 첫 옹알이 하는 사람처럼 얘기해서 주문 중간에 정신차리고 할말을 다 했다면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좀 이해가 가실까요?

 

아무튼 동생이 입대하고 나서 생각이 많아졌는데, 스스로 돌아보기에 너무 답답한 점들이 많아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취업과 학교 진학 중 어떤걸 선택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부모님, 남편과 많이 이야기 해본 주제인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학교 진학에 비중을 두고 있다.

 

사실 좀 암담한건 나는 대학교 4년, 대학원 2년 (졸업까지는 3년 걸린듯), 그리고 미국와서 다시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어쏘 디그리를 3년째 다니고 있으니 그냥 간단한 덧셈으로도 고등교육을 9년째!!!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 또 다시 나는 새로운 학교에 진학하고자 한다. ^^...

 

돈을 번 건 대학교 졸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 5년 정도이니 심각한 경력 단절이다. 그리고 새 학교에 갈 때마다 전공을 바꿨으니 세상의 문과 공부에 다 한번씩 발담가 볼 셈인가 싶다.

 

나는 공부를 천재처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저떻게 학습된 K-교육으로 꾸역꾸역 하는 그냥 성실한 학생 정도인데 계속 어쨌든 사회가 아닌 학교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가끔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이제는 돈을 벌어서 펑펑 쓰고 재테크도 하면서 신나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기도 하지만,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내년에 또 새로운 학교에 간다면 학자금 대출은 덤

 

부모님은 요즘 미국에서 일할 사람이 없어서 일자리가 남아돈다는 기사를 접하시고 나에게 조심스럽게 취업도 생각해보라고 하셨지만, 일단 몇 개월은 내년에 학교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심지어 무료 인강만 듣다가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유료인강도 결제했다. 일단 해보고 잘 안되면 그때부터 돈을 벌어야겠지만. 오자성어로 못먹어도고

 

요즘 대체로 나는 집에서 공부를 했었는데 어제부터 이제 학교에서 공부를 해 보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생각중이다. 요즘 뭘 해도 소심해지고 용기가 안나서 학교 오는 것 자체도 수만번 용기를 내야 했다. (지난 글 학교에서 공부하다 도촬당한 사건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to step out of comfort zone을 위해서 이제 월-목에는 꼭 학교에 오는걸로 스스로와 약속했다.

 

오늘도 사실은 학교에 오니까 3시였다. ㅋㅋ 학교에 오려고 샤워를 하면서도 "귀찮다 다 그만둘까?" 이 말을 몇번을 한것같다. 그래도 안오는 것보다 오는게 나으니까.. 하면서 스벅에서 픽업도 하고 잘 도착했다. 코로나 때문에 띄어앉아야해서 8인용 식탁같은 자리를 혼자 쓸 수 있다. 요즘에 우리 동네는 섬머타임까지 끝나서 끔찍하게도 5시 반이면 해가 지고 칠흑같은 어둠이 내린다. (그리고 나는 밤운전에 소질이 없다 ㅠㅠ)

 

문득 10년 전 25살에 미국에서 영어도 못하면서 발발거리고 돈이나 써대고 돌아다니던 과거의 내 생각이 났다. 그 때의 나는 10년 후에 이렇게 살 걸 알았을까? 알았으면 미래를 바꿨을까? ㅎㅎ 10년뒤의 나는 지금 내 선택을 잘 했다고 할까? 가봐야 알겠지만.. 후회가 안되려면 지금 뭐라도 해야한다는건 알겠다.

 

도서관 오늘의 내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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