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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2021년 10월 근황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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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 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과제하다가 지쳐서 10월 근황을 잠시 적어보고자 한다.

 

학교생활:
이번학기는 두 과목 듣는데 criminal law 하고 family law 수강중이다. 두 교수 모두 지난번에 수업 들어본 적 있다.

 

솔직히 수업 전에는 family law가 더 잘 맞겠지 했는데 매 주 과제마다 이혼서류, 양육비 처리 등등 서류더미 작성하는 것만 하니까 지친다. 가상의 케이스를 다루는데 거기에 나오는 커플들이 너무 노답이다. 인생을 왜이렇게 생각없이 살고 또 애는 잘 돌보지도 않을거면서 계속 낳고.. 가상이 그정도인데 실제로 만약 나중에 가족법 다루는 로펌 가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앞날이 캄캄해진다.

 

criminal law는 내가 범죄물 이런걸 좋아하지도 않고 그냥 알고싶지 않은 영역이었는데 졸업해야 하니까 듣는 중이다. 매일 막 흉악범죄에 대해 책읽고 구글에 검색해봐야 과제를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꽤나 익숙해졌는지 무덤덤하다. 이번주에는 범죄자들이 자기 defense 하는 방법들 공부중이다. 오늘까지 과제 내야하는데 몇시간 안남았다. ㅠㅠ

 

이제 영주권자 되서 FAFSA도 접수했고 이것저것 했더니 코로나 재난지원금 같은것도 받고 훨씬 경제적 부담이 덜해서 좋다. 미국애들은 지금껏 이런걸 누리면서 학교 다닌거잖아 라고 생각하니 부럽기도 하고.

 

일상생활:

이제 날 추워져서 옷장정리 하다가 구린옷, 안맞는옷 등등 정리하니 쇼핑백 두 개 정도 분량이 나와서 그냥 버리긴 좀 뭐하고 굿윌 갈까 하다가 thrift stores 같은데에 가져가서 팔았다. 가게주인이 브랜드 상관없이 무게대로 받는다고 좋은 브랜드 옷 있으면 팔지말라고 했는데 그 옷들을 가져간다고 해도 어디 팔 데도 없고 그냥 팔아버렸다. 근데 ㅋㅋ 4파운드당 1불 준다. 여름옷이라 그런가 8파운드 나와서 꼴랑 2불 받았다. 뭔가 팔때 마지막으로 주머니같은거 잘 뒤져봤어야 했는데 그냥 순식간에 끝나버려서 뭔가 찝찝하다.

 

할로윈이 다가온다. 그동안은 적어도 집에 호박이라도 장식해두고 아니면 barn 이나 pumpkin patches 같은데 가서 시간 보냈는데 올해는 아무것도 안했다. 뭔지모르게 계속 무기력하네.

 

10월에는 남편이랑 내 생일, 엄마생신 등 생일이 많다. 그런데 무기력증 때문인지 뭔가 즐거운 기분이 안났다. 그래도 친구들이 밥도 사주고 해서 참 고마웠다. 남편 생일에 랍스타 먹고싶다고 해서 레드랍스타 갔는데 랍스타는 싯가로 받더군. 1마리 남편 통으로 먹고 나는 무슨 미니랍스타 범벅 먹었다. 엄청 배불러서 다 못먹고 싸와서 나중에 또 먹고 했다. 거기 식전빵이 아주 짭쪼름하니 맛있다.

 

요즘 남편학교 같이 따라가서 공부하는데 어제도 가서 빈강의실에서 공부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심지어 이사람도 교직원임) 우리 사진을 도촬했다. 어이가 없어서 바로 나가서 지워달라고 얘기했는데 쌩까고 계속 걸어감. 우리는 잘못한게 없고, 정중하게 삭제를 요청했기 때문에 꿇릴게 없다. 집에 와서 학교 시큐리티에 리포트 했다. 어젯 밤부터 우리 가족은 이 사건 때문에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고 너무 힘들다. 인종차별일수도 있고 그 사람의 의도를 모르겠다.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손발이 계속 차고 근육 굳고 주말동안 계속 그러니까 힘들다.

 

일단 학교에 리포트 했는데 사실 어떤 조치를 해주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러저러한 일을 겪은 바로는 피해를 보았을 때 엄청나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인물이 누군지 특정할 수 있고, 또 다른 리포트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더 생각해 두었기에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정말 우리 부부의 일상을 망친 그 사람의 행동을 용납할 수가 없다.

 

그사람 말로는 우리가 건물 이용시간이 지났는데도 있었기 때문에 찍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편은 그 학교 교직원이자 박사생이고, 다른 박사생들도 밤 늦게까지 해당 건물에서 공부한다. 우리가 사진 찍힌 이유가 우리가 아시안이고 어려보이기때문 아닐까? 우리가 백인 아저씨였어도 그 사람이 사진을 찍었을까? 많이 서글펐다. 그 사람은 우리를 그냥 단순 ESL 학생으로 판단한 듯 보였다. (아직 이건 그사람이 말한건 아니고 우리의 가정이다.)

 

또 이걸 생각하니 어깨가 굳어온다. 스트레스 때문에 어제 또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했다. 일단 1군데에 리포트를 했으니 지켜보기로 했다. 이런 일 자체를 처음 겪다보니까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시안들이 가만히 있으면 더 무시당하는데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라도 이번일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학교 시큐리티에서 연락을 받았고 결론적으로 사진찍은 행위 자체는 법에 저촉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 행위 자체는 불필요했고, 그 사람에게 가서 사진 삭제를 권고했다고 한다. 정말 일어나지 않았어도 될 일에 너무 에너지를 소모한 것 같아서 분하다. 하지만 어느정도 이해 가능한 답변을 받았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에 대한 사고를 바꾸진 못하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취했음에 일단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이런 비슷한 일들이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 공부하시는 많은 한국분들이 크고 작은 일로 교내나 직장에서 부당대우를 받으시는 것을 보았다. 만약 이 글을 보신다면 독자분들이 꼭 불만만 갖지 말고 부당한 일에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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