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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인해서 한강 작가님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덩달아 노벨 문학상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이번에 미국에서도 노벨 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 작가님의 좀비라는 작품을 읽어 보았다.
나는 이 작품에 대해서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제목만 보고 좀비물 이야기인가 하는 막연한 추측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우리가 아는 좀비는 책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은 제프리 다머 라는 미국에서 유명한 연쇄 살인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제프리 다머는 세간에 밝혀진 것만 따져도 17명을 살해했고, (피해자가 더 많을 거라는 추측이 많다) 그조차도 단순한 살인이 아닌,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끔찍한 짓들을 저질렀다.
조이스 캐럴 오츠는 쿠엔틴 이라는 주인공의 일기를 통해서 제프리 다머가 일기를 썼다면 아마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납치해 좀비로 만들어 자신의 노예로 부리려는 시도를 하는 쿠엔틴, 그리고 진짜 쿠엔틴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가족들이 등장한다. 권위적이고 세간의 평판에 신경쓰는 박사 아버지, 쿠엔틴을 아껴주긴 하지만 정작 진짜 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엄마와 누나, 할머니.
쿠엔틴은 끊임없이 자신의 노예가 될 좀비 대상을 물색하고, 대상에 별명을 붙이며, 그 대상을 납치해 와서 본인이 개발한 좀비 수술을 시키고, 이것은 매 번 실패하고, 결국 대상을 살해한다. 살인 후에는 전리품을 모으고, 시체를 처리하고, 남들에게 변명을 둘러댄다. 이런 미치광이의 일기를 읽으면서 첫 장부터 소설이 끝나는 마지막 장 까지 어느 하나도 공감할 수 없으며, 불쾌감은 점점 커진다.
만약 이 이야기가 완전한 허구의 창작물이었다면 뭐 이런 사이코패스가 다 있나 싶어도 그저 소설속 인물이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이 진짜 존재했던 어떤 사람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은 것이고, 사실 소설보다도 실제의 이야기가 더욱 잔혹하고, 소설에 등장하는 피해자의 수보다 실제 피해자의 수가 훨씬 많다는 것이 오히려 역으로 이 소설을 더욱 섬뜩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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