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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2023년 생각나는 것들 몇가지 돌아보기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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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Photo by Aakash Dhage on Unsplash

 

벌써 내일이면 2023년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한국 시간으로 한다면 더더욱 일찍 새해가 올 것이다.

 

올 한 해 기억나는 것들을 짧게나마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일단 티스토리 블로그를 올해도 순조롭게 운영했다.

연초에 밑도 끝도 없는 뜬금없는 악플이 달려서 비회원 댓글을 블락시켰는데,

그 후에는 지나친 매크로성 댓글들이 계속 달려 아쉽지만 일단 댓글을 막았다.

 

블로그 구독 같은 경우에도 애드센스 때문에 그런지 팔로워 늘리기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이런저런 점 때문에 요즘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에 회의가 들어

처음부터 그냥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했었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네이버에서는 좋아하는 블로그 분들 구독만 하고 간간히 댓글을 달아 소통하는데,

그분들은 내 블로그에 오실 수 없으니 그 점이 안타깝다.

또, 티스토리는 광고 때문에 운영하시는 분들 위주여서 나처럼 일상 블로거들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도 단점이다.

 

다음에서 단 한 번도 메인에 내 글을 걸어주지 않지만, 네이버 검색으로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 덕분에

몇몇 글들은 정말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드센스 수익은 거의 전무하다.

전문 수익 블로그가 아니지만, 아무리 조회수가 높아도 수익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 힘이 빠지긴 했다.

 

이런저런 부침이 있지만 그래도 1년 내내 나름 꾸준히 블로그에 일상을 올린 점은 뿌듯하다.

내년에도 쭈욱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올해 5월, 또다시 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나날들은 인생에 처음이 아닐까 싶다.

20대 내내 학생 혹은 회사원으로 불렸고, 30대가 돼서도 계속 학생이었기 때문에 소속이 없다는 것은 매우 낯설다.

 

2달간 한국에 갔을 때 병원에 갔는데 인적 사항을 적어야 했다.

직업란이 있어서 비워두었는데, 간호사님이 직업을 적어야 한다고 하셔서

뭐라고 적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주부"라고 적었다.

 

그 후에 미국에 돌아와서 친구와 놀러 나갔다가 근처에 계신 분들과 스몰톡을 하게 되었다.

한국인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어서 우리에게 뭐 하면서 이곳에서 지내냐는 물음을 던졌고,

그때도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하다가 그냥 "housewife"라고 대답했다.

 

나 스스로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라 그 떨떠름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남아있다.

남편은 내 얘기를 듣더니 그냥 "학생"이라고 하지 뭘 그렇게 고민을 하냐고 한다. ㅎㅎ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부로 지내는 시간들이 스스로 느끼기에 어색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이것도 인생의 한 순간이기에 스스로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지내고 있다.


 

사람의 노화 속도가 다 다른데, 나에겐 올해 충격적인 경험이 있었다.

바로 흰머리를 발견한 것이다.

 

친구들 중에 어렸을때부터 새치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이번에 한국에 나가니 친구들 머리에 여러 가닥 흰머리가 있는걸 몇 번 봤었다.

 

그래도 나는 아직은 흰머리가 없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번 겨울이 되고 나서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흰머리를 발견했다.

 

새치로 보기에는 아닌것같고 이건 그냥 노화로 인한 흰머리가 분명하기에

그 순간에는 사실 좀 충격이 컸다. 내가 흰머리라니.. 😧

 

어느 날 엄마랑 통화를 하다가 엄마 친구분이 젊을 적부터 서리태를 꾸준히 드셨는데

60대가 되어도 여즉 머리도 안 빠질뿐더러 흰머리가 안 난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일각에서는 검은콩이랑 흰머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말도 많지만,

밑져야 본전이니까 다음날 탄력받아 서리태를 불려 갈아 두유를 만들어 마셨다.

과욕에 양껏 만들었더니 너무 꾸덕해서 먹기가 너무 힘들어 하루하고 그만뒀다.

 

그 후로는 밥에 넣어 먹었는데 솔직히 다른 잡곡과 비교해서 맛이 없기에

고심하다가 검은콩가루를 밥 지을 때 넣어 먹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효과가 즉각적으로 보이는 게 아니니 그냥 맘 편히 건강을 챙길 겸 계속 이렇게 먹어봐야겠다.


 

매년 다이어리를 쓰는데 올 해는 중간에 한 번 다이어리를 바꿨다.

연초에는 플래너 욕심이 없어서 그냥 타겟에 가서 예뻐 보이는 걸로 구매했었는데,

하반기에 갑자기 호보니치에 꽂혀버려서 다이어리를 바꿨다.

 

아무래도 월간+주간만 있는 다이어리를 쓰다가 일간 페이지가 있는 다이어리를 쓰니까

매일매일 무언가 적게 되는 습관이 들었다.

 

호보니치가 주는 특별함도 있어서 유튜브로 이것저것 검색해 보고

플래너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몇 개를 배워 적용시켜보기도 했다.

 

초반에는 다꾸라는 것을 해보려고 시도도 했다만..... 🎀

몇 달 하다가 그냥 이제는 기록만 한다. 글씨도 정성 들여 쓰지 않고 괴발개발이다. ㅎㅎ

그래도 이것저것 손으로 무언가 적고 싶을 때 마음껏 적을 곳이 있다는 것이 좋다.

 

지금은 A6 사이즈를 쓰지만 내년 것은 A5 사이즈로 구매를 했기에

어떤 게 나에게 더 맞을지는 내년 다이어리를 써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내년 A5 호보니치 혼을 써보고 나면 그다음 해에는 호보니치를 쓸 것인지,

아님 다시 유랑민이 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의 학업이 막바지에 이른 지 꽤 됐지만,

아무래도 박사의 졸업논문 및 취업이라는 것은 언제 끝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그런 생활이 쭈욱 이어지고 있다.

 

블로그에는 내 위주의 일상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남편의 이야기가 올라오는 빈도가 매우 적어졌지만,

간간히라도 "미국 박사" 혹은 "미국 박사 배우자"로 블로그에 유입되는 분들이 있기에

조금이나마 적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ㅎㅎ

 

아무래도 박사 말년이다 보니, 취업을 위해서는 논문 실적이나 수상, 학회 참석 등

여러 가지 연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남편도 저글링 하듯

페이퍼 쓰기, 졸업 논문 쓰기, 티칭, 학회 준비 등을 하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요즘도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힘든 시간도 계속되니 내성이 생기기도 하고, 간간히 좋은 일들도 있고 해서 버텨내고 있다.

남편이 특히 올해 정말 힘들어 한 날들이 많기도 하고 박사 과정 자체에 우리 둘 다 회의가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런 게 박사과정임을... ㅎㅎ

 

남편이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노래 "달리기"의 노래 가삿말처럼,

언젠가 모든 일에는 끝이 있음을 믿으며 내년에도 페이스에 맞춰 달려가봐야겠다.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여담으로, 수능을 한 번도 봐본 적 없는 남편에게 이 노래는 고3들이 많이 듣는 노래라 알려줬더니

자기가 지금 딱 한국 고등학생들의 그 심정이라고 한다. ㅎㅎ


 

내년에는 일단 내가 세운 목표가 4월에 끝나기 때문에

그 이후로 뭘 하게 될지는 차차 생각해 보려고 한다.

 

가족 행사가 있어서 한국에 다녀와야 하는데 그 일정도 아직은 정해진 게 아니라서

뭐든 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구체적인 틀이 잡혀야 다음 행선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올해까지는 그래도 어느정도 모든 게 틀에 갇혀 있었지만,

내년에는 유동성이 좀 더 크기 때문에 그에 맞춰 나도 좀 더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지 기대가 크고, 좋은 결실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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