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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학교로 돌아가고 나서 약 한 달이 지났다. 지난 9월 8일 개강 했으니 거의 꼭 한 달이 된 셈이다.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나중에 되돌아보려고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기록을 하고자 한다.
일단 지난 8월달이 나에게 무척이나 힘든 시간이었기 때문에 휴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간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반갑기도 했다. 학교를 다니면 너무나도 바쁘기 때문에 사실 다른 곳에 신경 쏟기도 어렵고, 그 말인 즉슨 이곳저곳으로 흩어져있던 스트레스가 학업적인 면으로 모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개월수로만보면 고작 3개월 논 것 뿐인데 코로나때문에 여름 동안 시간이 굉장히 더디고 농축되어 흘러갔다. 어디 감옥에라도 갇혀있는 것 같았달까? 지금도 사실 온라인 수업만 듣기 때문에 나의 활동 반경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그래도 신경이 곤두서있다는 점은 다르지만.
학교로 돌아가고 처음 해야 할 일은 보험 가입하고 수강신청을 하는 일이었다. 아직 나는 완벽한 외국인 신분이기 때문에 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수강신청도 못한다. 그리고 보험도 진짜 비싸다. 분기별로 큰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는 학비 장학금을 신청해볼까 생각중이다.
이것외에도 돈들어갈일은 차고 넘쳤다. 미국은 책값이 워낙 비싸기때문에 (한국에서도 전공책은 비쌌지만 여긴 거기보다 더하다. - 이것도 사실 10년전 얘기라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 나름대로 중고책이라도 건져보려고 이곳 저곳 기웃거렸지만 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심지어 한 수업은 온라인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거기서 전자책을 보는 거여서 다른 옵션도 없이 그냥 $100이 훌훌나갔다.
나머지 두 과목도 결국 책 사는거는 거의 한과목당 $200 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렌탈북을 해야했다. 렌탈북은 한 학기 동안 책을 빌려서 보고 반납하는건데, 아마존으로 할 수도 있다. 나는 아마존에 책이 없어서 학교에서 했는데 거의 책 한권당 이것도 100불이다. 밑줄도 못치고 고이 세 달 동안만 보다가 반납하는건데도 이렇게 비싸다. 나중에 남편한테 꼭 교과서 집필을 하라고 해야겠다.
이거 외에도 남편학비 등등 으로 큰돈이 훌렁훌렁 나가서 정말 빠듯하게 지나간 9월이었다. 진짜 그지그지 땅그지로 공부만 하고 손가락 빨고 살아낸 9월이다. 이렇게 새삼 느끼지만 미국에서 산다는건 정말 눈뜨고 코베일정도로 통장이 텅장되는게 한순간이다. 별별 이유들로 야금야금 떼어가는 돈들이 만만치 않다.
학업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온라인수업으로 모든게 바뀌고나서 뭔지 모르게 과제의 양도 두배가 된 것 같다. 일단 학교에 출석해서 교수님이랑 마주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혼자 해야한다는게 힘들다. 숙제를 하려면 일단 그 단원에 올려진 자료를 다 다운받아서 책이랑 같이 읽어보고 문제를 풀고 에세이를 쓰고 해야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진짜 고역이다.
그나마 교양은 그래도 어떻게든 끌고가는데 전공은 진짜 너무 힘들다. 교수님이 올린 피피티에 내용이 뭐 다 나와있지도 않고 책은 말그대로 그냥 참고용이다. 영어도 달리는데 하루 종일 몇시간동안 과제 하느라 노트북 붙잡고 있으면 정말 잘 시간 되면 그야말로 눈이 뻑뻑하고 어깨도 굳고 멘탈도 탈탈 털린 상태다.
교수님은 뭐 언제든 문의 사항 있으면 이메일 보내라고 하고 zoom hours도 열어두셨는데, 첫 주를 제외하고 2주간 아무도 참석 안해서 그거도 없어질 판이다. 나는 질문이 너무 많아서 이메일로 몇 번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거도 한계가 있지 참 난감하다. ㅠㅠ
진짜 심각하게 전공 바꿔야하나 며칠 생각했는데 남편이 원래 진입장벽 들어가는거는 힘든데 그거만 넘으면 다 거기서 거기라 할만하니까 그냥 하라고 했다. 교수님도 자기가 아는 변호사들중에 진짜 멍청한 사람들도 많으니까 절대 기죽지말고 그냥 하라고 했다. 아직 지식을 배우지 않았을 뿐 내가 그 사람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셨다. 이런 기운나는 말들로 그나마 꺼져가던 불씨를 후후 불어서 다시 공부를 하는 방법 밖에 없다.
9월 말에는 생리전증후군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 엄청나게 우울한 날들도 있었다. 어떻게 버텨냈는지가 신기할 뿐이다. 친구들한테 징징거리기도 하고 남편한테 말을 하거나 일기장에 마구 쏟아내면서 지나간 날들이었다. 그 땐 진짜 코로나 때문에 죽기 전에 이미 우울증으로 세상을 뜨는게 더 빠르겠다고 매 순간 생각했다. 그런 때도 있었지만 또 언제나 그랬듯이 부침이 있는 삶이기 때문에 어둑어둑한 날들이 가면 좋은 날들도 오고 그러는 게 아닐까.
이렇게 다사다난한 9월도 이제 다 지나갔다. 또 이번 달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살아내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서 이 글 쓰고 또 과제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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