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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미국 중부에서 어학연수 하면 좋은점, 나쁜점 (네브라스카를 기준으로)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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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집에 초대받아서 갔던 할로윈 파티

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또한, 이 글의 정보는 광고성 리뷰가 아닌 제가 직접 느꼈던 점을 공유하는 글 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 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해외에 나가는 것 조차 굉장히 불안한데, 이 시기가 어느정도 해소되면 다시금 사람들은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여러 가지 경험을 쌓으러 나갈 것이다. 특히 한국에 있는 대학생들은 미국이나 영국, 혹은 아일랜드 등으로 어학연수를 많이 가는데 내가 살고 있는 네브래스카도 많은 외국인들이 영어를 배우러 오는 곳 중 하나이다.

 

나도 대학생때 어학연수를 받으러 미국에 왔던 경험이 있었고, 여기서도 이제 꽤 오래 살았기 때문에 나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중부로 어학연수를 오면 좋은 점을 꼽아 보았다.

 

1. 부족한 다양성 - 한국인이 많이 없다.

 

내가 사는 네브라스카를 포함하여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주들은 한국 사람들이 어학연수 장소로 대체로 많이 선택하는 뉴욕이나 엘에이 같은 대도시에 비해서 한국 사람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적다. 그래도 나는 나름 이곳에서 도시에 살고 있어서 다양한 인종을 마주칠 경험이 어느정도 있지만, 그것도 사실 많지 않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도시를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더욱 어렵다. 특히 네브라스카는 시골로 갈수록 거의 백인만 사는 지역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외국인, 특히 한국 사람들을 마주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아주 오래전 나는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라는 지역에서 어학연수를 했었는데, 정말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곳에 어학연수를 왔거나, 살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이곳에서는 아무리 아시안 마켓을 가도 한국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미국은 어느 주나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말 좋은 돈벌이 수단이 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을 자기 학교로 데리고 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이곳에서도 많은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다양한 나라의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 학기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데리고 온다.

 

몇몇 한국 학교들도 이곳에 있는 대학교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교환학생을 오기도 하는데, 그 수는 많지 않았다. 나의 체감상 아랍권 국가의 학생들이 많이 오고, 일본 학생들도 많이 온다. 나와의 접점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네브라스카에 온 뒤로 중국인 학생들 혹은 중국에서 온 사람들 자체를 많이 보지 못했다.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이 정말 100% 영어를 쓰는 환경에 노출되고 싶고, 한국사람들이 없어서 생기는 외로움도 많이 타지 않는 편이라면 중서부에 와서 어학연수를 하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가끔은 한국음식도 생각나고 한국 사람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싶어질지도 모르지만, 영어로 채우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영어가 빨리 느는 것은 당연하다.

 

2.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미국은 주마다 세금도 다르고 물가도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버젯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네브라스카를 포함해서 중서부는 다른 코스트 지역보다 대체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학연수라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생각한다면 중서부에 있는 주들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학교나 학원, 제공하는 프로그램마다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비교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활비를 생각해본다면 이곳은 다른 인기있는 주 보다 확실히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맞다.

 

이것은 비단 어학연수에만 해당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냥 미국을 오려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고려해봐야 하는 것 같다. 우리도 처음 이곳으로 이주를 생각했을 때,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었지만, 생활비 부분을 많이 고려해서 이곳을 택했다. 아직 공부를 계속 하는 상태이고 돈을 버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비용을 아끼고자 네브라스카를 선택했다.

 

3. 미국에서 가장 표준어 발음을 배울 수 있다.

 

이건 내가 경험해서 알게된 것은 아니고, 이곳에서 ESL 프로그램을 다녔을 때 학교에서 알려준 것이다. 미국도 주마다 사투리가 있는데, 이곳이 중부라서 그런지 가장 액센트와 슬랭이 적은 영어를 구사한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의 유명한 티비 아나운서들이 이쪽 출신이 많다고 한다.

 

그럼 장점은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중서부로 어학연수를 오면 좋지 않은 점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1. 한국인이 많이 없다. - 한국 인프라가 적다.

 

앞서 말했듯 한국인이 주변에 적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하면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다면 초기 정착시에 많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 때 주변에 한국인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도 받을 수 있고, 여러가지 팁을 전수받을 수도 있을텐데, 한국인이 주변에 없다는 것은 그런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오히려 그것이 미국이 추구하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기에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지만, 막상 처음 그런 어려움이 닥치면 서러움이 몰려올 수도 있다. 물론 그럴 때 있는 곳이 한인교회이다. 어느 곳에 가도 영어가 어렵고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한인교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인이 많이 없다는 것은 또한 한국 음식점이나 잡화점이 주위에 없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 사시는 한국 아주머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웬만한 음식점에서 팔 법한 한국 음식들을 모두 직접 집에서 만들어 드신다. 왜냐하면 한국 음식점이 정말 적고, 파는 음식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음식점 뿐만 아니라 한국 미용실도 주변에 없어서 나는 다른 주에 갈 때 한인타운에 들러 머리를 자르고 오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인이 많이 없는 주에 산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움이 있다는 뜻도 된다.

 

2. 한국과 많이 다른 자연경관

 

한국에서는 어딜 가나 산들이 많아서 휴가도 많이 가고, 조금만 마음먹고 나가면 바다도 보러갈 수 있기에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았다. 그러나 내가 사는 네브라스카는 정말로 그저 드넓은 평지에 옥수수밭만이 펼쳐진 곳이다.

 

철따라 단풍 산행도 가고, 바닷가 근처에 회도 먹으러 가면서 30년을 살다가 산과 바다가 없는 곳에 살다보니 때때로 그 풍경이 그립다.

 

쉬는 날이면 낮은 산으로 운동도 많이 갔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곳이 많이 없다보니 아무래도 가끔 갑갑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래도 9-10시간 달려서 콜로라도 주에 놀러가면 거대한 록키 마운틴을 볼 수 있으니 그렇게 마음을 달래곤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주 가기 어려운 위치다.)

 

특히나 주위에 바다가 없다는 것은 정말 여러모로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 작년 여름에 시카고에 가서 커다란 미시간 호수를 바다삼아 보았고, 겨울에 시애틀에서 차가운 태평양 바다를 봤던 것을 마지막으로 바다를 본 지 정말 오래됐다. 바다가 근처에 없으니 싱싱한 해산물을 구경하기도 어렵고, 회는 언제나 먹고 싶다. (여기서 파는 회는 거의 다 참치 아니면 연어다. ㅠㅠ)

 

3. 주위에 놀러갈 곳이 많이 없다.

 

사람들이 왜 코스트 주변으로 많이 어학연수를 떠나는가 생각해보면, 그곳에서는 더 많은 관광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엘에이로 어학연수를 가면 많은 메이저 놀이동산들도 가깝고,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같은 다른 큰 도시로의 여행도 꽤나 자유롭다. 반대편의 뉴욕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뉴욕 자체가 전세계에서 1등 도시 아니던가? 그곳에서의 많은 볼거리들을 누리는 것도 정말 큰 재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중서부로 온다면 그런 즐길거리와 볼거리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다. 여기로 어학연수 온 일본 친구들은 휴가가 날 때 마다 큰 도시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서 관광을 하곤 했는데, 그것도 다 버젯이 충분할 때 이야기다. 마음만 먹으면 며칠이 걸리더라도 차로 이동할 수 있겠지만, 어학연수를 온 입장에서 그건 쉽지 않다.

 

미국에 온 목적이 영어 어학연수 외에도 관광지 여행을 같이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면, 그래도 대도시에서 사는 것이 여러가지로 더욱 편리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다만 그런 대도시 말고 자연을 더욱 선호하거나, 정말 미국 사람들이 지내는 대로 그들과 비슷한 취미나 여가를 즐기고 싶다면 중부에서도 많은 할일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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