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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고 있었는데
발 끝에 무언가 걸려서 보니까 총알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가끔 공원에 돌아다니다 보면
녹슬고 찌그러진 탄피 정도는
볼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쓰지 않은 탄약을 발견한 건 처음이라
사실 많이 놀랐었고 믿기지 않았다.
물론 익히 수업 시간에 배운
미국 수정 헌법 제2조 때문에
미국에서 일반인이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건 잘 알고 있다.
실제로 한 번은 이탈리아계 미국인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 삼촌이 지하실에 있는
무기고를 보여주신 적이 있었다.
사냥용으로 쓰시는거라고 했는데,
온갖 종류의 총과 총알들은 물론이고
사냥용 활과 화살들도 있었다.
아무튼 그 때는 친구 삼촌께서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면서 우리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지도 하에 총을 만져본 거라서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신기한 마음이 좀 더 컸다.
그러나 이번에 탄약을 발견한 건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이었기 때문에
내 상상을 벗어난 너무 의외의 장소였다.
이곳에서 총알을 발견했다는 건
아파트 단지 안의 이웃들이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정 지을 수 있는 단서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총기가 합법화된 나라이니까
사람들이 총기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것은
머리로는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만날 때마다 항상 서로 밝게 인사하는
내 이웃들이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까
그래, 이것이 미국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에
아파트 단지 안에 앰뷸런스와 소방차, 경찰차 등이
출동하여 큰 소란이 있었다.
여태껏 이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사건의 내막은 잘 모르지만
누군가 동거인과 싸우다가 자해 시도를 한 것 같았다.
다행히도 그 사람은 다치지 않았고
싸우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던 것 같은데
신고가 들어가서 일이 매우 커졌던 것 같다.
그 사람은 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했지만,
경찰 신고가 들어간 이상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대원은 그 사람에게 그가 더 이상 집에 있을 수 없고
병원에 입원하거나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 사건이 결국 어떻게 끝나게 되었는지
그 후의 이야기는 모르지만,
나는 괜히 얼마 전 탄약을 발견한 것과 혹시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마음이 매우 좋지 않았고, 무서웠다.
요 근래 이런 연속적인 사건들 때문에
마음이 좀 좋지 않았다.
이사를 가면 어떨까 싶지만
그것도 딱히 해결책은 아니라서
뒤숭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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