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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브로드웨이 뮤지컬 북 오브 몰몬 The Book of Mormon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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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링컨 라이드 센터 (Lied Center for Performing Arts) 에서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북 오브 몰몬 뮤지컬 공연에 다녀왔다. 북 오브 몰몬은 2011년 제 65회 토니상에서 베스트 뮤지컬을 포함해 9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면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 뮤지컬이다.

 

뮤지컬 관람을 좋아하는 나는 그동안 코로나 및 학업 때문에 공연에 갈 기회가 자주 없었다. 마지막으로 본 뮤지컬이 2019년 시카고에서 본 "해밀턴"이니까 아주 오래간만의 뮤지컬 나들이었다. 작년에 공연을 예매해서 몇 달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얼른 3월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번 뮤지컬 관람은 남편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갔기 때문에 우리는 모처럼의 문화 생활 나들이로 많이 설레고 즐거웠다.

 

링컨은 오마하에서 약 1시간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저녁 공연임에도 일찌감치 집을 나와 링컨에 도착해 커피도 마시고 저녁도 먹었다. 공연시간이 다가와 공연장으로 부리나케 걸음을 옮겼다.

 

링컨은 네브라스카의 주도이지만, 오마하보다 작은 도시라서 어딜 가나 한산하다고 느꼈는데, 지금까지의 내 생각과는 달리, 공연 30분 전 공연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인파를 볼 수 있었다. 어디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나타난건지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보니 공연장에 온것이 조금 더 실감이 나면서 마음이 들떴다.


북 오브 몰몬은 몰몬교의 성경책을 뜻하는 말이다. 이 뮤지컬의 전체적인 내용은 코미디를 앞세워 몰몬교를 비판하면서 종교의 진짜 의미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나는 유타에 몇 번 가봤고, 주변에 몰몬교를 믿는 지인도 있다. 또 하와이 여행 중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를 구경하면서 몰몬교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들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내가 몰몬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뮤지컬을 이해할 만큼의 선행학습이 되어있었기에 이 뮤지컬을 보는 것에 기대가 컸다.

 

몰몬교의 사람들은 청소년기에 미션(선교)을 떠나게 된다. 뮤지컬의 두 주인공인 엘더 프라이스와 엘더 커닝햄도 몰몬교에서 정해주는 나라로 선교를 떠나게 된다. 케빈 (엘더 프라이스) 은 독실한 신자이지만, 아직 청소년이기 때문에 자기가 가본 곳 중에 가장 환상적이었던 플로리다 올랜도로 선교를 떠나길 바란다. 올랜도는 디즈니월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놀이공원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그러나 둘은 아프리카 우간다로 선교를 떠나게 된다.


뮤지컬 보러가기 한 달 전부터 넘버들을 예습하면서 기다린만큼 무대 하나 하나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극 중에 아놀드 (엘더 커닝햄)은 사실 몰몬경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우간다 사람들에게 선교할때 자신이 아는 스타워즈, 스타트렉, 반지의 제왕 등 내용을 섞어서 이것저것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미국 팝 컬처에 익숙하다면 뮤지컬을 보는 데 재미가 두 세배로 늘어날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던것은 극 중 여주인공인 나불룽기 (Nabulungi) 의 이름을 아놀드가 외우지 못해서 항상 N으로 시작하는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는데, (이름 바꾸기는 미국의 흔한 개그 코드이다.) 마지막에 애드립으로 그녀를 "네브라스카" 라고 불러서 관객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다.

 

"Later day" 에 대한 것도 웃긴 포인트가 많아서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이 나서 혼자 웃곤 했다.

 

북 오브 몰몬은 신성 모독 혹은 그 내용 때문에 굉장히 논란이 있었다. 나는 뮤지컬을 다 보고는 오히려 몰몬 보다 우간다 정부에서 항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ㅎㅎ

 

유명한 넘버들이 많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넘버를 꼽자면 아마도 Spooky Mormon Hell Dream 이 아닌가 싶다. 케빈이 올랜도에 도착한 꿈을 꾸었다가 그것이 몰몬 지옥으로 변하는 것인데, 아돌프 히틀러, 칭기스칸, 제프리 다머 (연쇄 살인자), 조니 코크런 (OJ 심슨 변호사) 네 명이 나와서 같이 춤추는게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다. 예수님과 악마, 스타벅스 컵 등 볼거리가 화려하고 사운드가 빵빵해서 가장 신나는 곡 중 하나였다.

 

Baptize Me 도 굉장히 웃긴 넘버였다. 아놀드가 나불룽기에게 세례를 해주는 곡인데, 정말 둘 다 능청스럽고 재미있는 연기에 노래가 확 살아서 더 재미있었다.

 

사운드트랙도 구매해서 요즘 자주 듣는데, 내용을 한번 쭉 보고 듣는거라 그런지 넘버만 들었을 때랑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공연장에서 매 대사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주변에 앉은 사람들은 노래를 다 따라부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미국 내에 엄청나게 팬이 많은 뮤지컬이 아닐까 싶다.


공연장에서 4월에 있을 임윤찬 콘서트 포스터를 봤다. 클래식 음악은 잘 몰라서 예매를 따로 하진 않았는데, 이렇게 와서 보니까 이 공연도 예매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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