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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친구와 라스베가스 여행을 계획했다. 내가 미국에 이민 온 후 친구의 첫 미국 방문이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는 텍사스에, 나는 네브라스카에 살아서 어디에서 만날지 고심하다가 친구와 여행하기 좋은 동네인 라스베가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친구는 미국방문이 생애 처음이라 그래도 내가 여기 몇 년 살았으니 좋은 곳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즐겁게 여행 계획도 세우고 비행기랑 호텔도 예약했다. 그러나 기상악화 및 회사 내부 사정으로 우리가 예약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결항이 되었다. 그래서 모든 일정을 부랴부랴 바꿀 수밖에 없었다.
여행 일정을 새로 짜다 보니까 또 다른 친구가 한국에서 미국 라스베가스로 출장을 온다고 했다. 그 친구도 이민 오고 한 번도 못 만났던 친구라 우리 셋은 친구의 출장 일정에 맞춰서 라스베가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부러 친구가 회사 사람들과 묵는 호텔에 맞춰 그 호텔로 예약을 잡았다.
럭소 (룩소) 호텔 (Luxor Hotel & Casino)
스트립 맨 초입에 있는 만달레이 베이 옆의 럭소 호텔에 예약을 했다. 라스베가스에 몇 번 가봤지만 럭소에 묵었던 적은 없어서 나도 기대가 됐다. 럭소는 이집트 피라미드 컨셉의 호텔이다. MGM 계열 호텔이라서 회원 가입 해놓고 MGM 앱을 까니까 모든 게 앱으로 다 됐다.
심지어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체크인도 앱으로 하고 카드키를 받을 필요도 없이 앱으로 엘리베이터도 타고 방문도 연다. 그런데 일주일 지내보니까 카드키 받는 게 훨씬 편할 뻔했다. 매 번 엘리베이터 탈 때마다 어플 열고 카드키 실행하고 하는데 오래 걸려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폰 붙잡고 쩔쩔맨 적이 여러 번이다. 호텔 방문 열 때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만에 하나 핸드폰을 까먹고 방에 두고 나오면 일이 더 복잡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 때문에 폰 배터리 닳아서 혹여나 방에 못 들어갈까 봐 조마조마해하면서 항상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면서 다녔다.
호텔 내부는 여느 스트립의 중저가 호텔과 다르지 않다. 그래도 럭소 정도면 오래됐지만 더 안 좋은 호텔도 많기 때문에 그에 비하면 양반이다. 또 나름 위치가 아주 나쁜 편은 아니라서 가격대비 묵기 나쁘지 않다. 다만 앞서 말했듯 친구의 출장이 조금 문제였는데, 친구 포함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때문에 온 전 세계 사람들 때문에 라스베가스가 어딜 가나 북새통이어서 호텔 비용도 그에 맞게 상향 조정되었었다. 그래서 라스베가스 호텔치곤 보통 때보다는 조금 더 비싼 감이 있었다.
호텔의 또 다른 특징은 피라미드 사방 끝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건물 구조가 삼각형이다 보니까 엘리베이터도 각도가 기울어져서 올라가기 때문에 처음 탄 사람들은 혹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호텔 낙후 때문만이 아니라 애초에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사방 끝에 엘리베이터가 있기 때문에 일단 모든 호텔이 그렇듯 방에서 밖으로 (혹은 반대로) 가기 위해서는 중앙의 카지노를 지나쳐야 하는 구조이다. 다른 호텔도 비슷한 구조겠지만, 이러한 구조 덕분에 호텔 내부에서도 꽤나 걷게 된다.
카 쇼 (KÀ by Cirque du Soleil)
한국인들에게 라스베가스 3대 쇼로 잘 알려진 카쇼, 오쇼, 르레브쇼 중에 카 쇼를 보았다. 르레브는 이제 안 하는 것 같다. 라스베가스에 쇼가 무지 많은데 한국에 유독 왜 저 쇼들이 3대 쇼라고 알려졌는지 궁금하다. 나는 이전에 오쇼와 르레브쇼를 봤던 터라 카쇼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친구가 오쇼가 유명하다니까 그걸 보자고 해서 나도 오쇼를 워낙 오래전에 본 터라 또 봐도 상관이 없기에 오 쇼를 미리 예약해 뒀는데, 공교롭게도 비행기 취소로 인해서 쇼도 캔슬을 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워낙 복잡스러웠어서 오쇼에 정이 떨어져서 결과적으로 카쇼로 갈아타게 된 것이다.
카쇼는 MGM Grand에서 하는데 우리가 묵는 럭소에서 굉장히 가깝기 때문에 차라리 잘됐다 생각이 들었다. (오쇼는 벨라지오까지 가야 하는데 어차피 여행하다 보면 그쪽까지 자주 가지만 좀 멀긴 멀다) 그리고 이미 럭소에 묵느라 MGM 회원가입에 앱까지 받아뒀는데 카쇼 또한 MGM에서 하니까 앱으로 스케줄 등록도 다 되고, 무엇보다 회원가로 티켓도 할인받아 샀다. 티켓 살 때 여러 사이트가 있는데 다른 대행사에서 사지 말고 무조건 공식에서 사야 티켓값도 더 싸고 나중에 환불을 하던 뭘 하던 낫다.
사실 오쇼를 보았을 때 나는 초반에만 신기하다 싶었지만, 러닝타임도 너무 길고 해서 나중에는 조금 졸면서 봤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스토리가 있는 카쇼가 낫다 싶었다. 내 예상대로 카쇼는 오쇼에 비해서 너무 재미있고, 무대 연출 또한 기가 막혀서 다시 한번 카쇼를 본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이것도 다 개인차가 있어서 친구는 신기하고 재미있긴 했으나 엄청 뭐 대박적인 느낌까지는 아니었다고 한다.
고든 램지 헬스 키친 (Gordon Ramsay Hell's Kitchen)
친구가 헬스키친에서 밥을 사겠다고 해서 점심에 예약을 하고 갔다. 고든 램지 레스토랑은 라스베가스에 굉장히 많다. 거의 1 호텔 1 고든램지라고 보면 된다. 그중에서 헬스 키친은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 있다. 호텔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앞쪽 외부에 헬스키친 건물이 있었다.
동명의 방송이 엄청 유명해서 요리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봤을 텐데, 나는 사실 한 번도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만약 방송을 보고 갔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방문이 될 것이다. 메뉴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제일 유명한 HK signature prix fixe menu 에다가 랍스터 리조또를 추가로 시켰다.
친구가 워낙 소식좌였기 때문에 대체로 내가 많이 먹었다. 😅 메인 주력 메뉴인 비프 웰링턴이 나오기도 전에 둘 다 이미 배가 불러버렸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사실 촌스럽게도 비프 웰링턴이 엄청 맛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고기를 감싼 빵은 빵대로 놀고 고기는 그냥 스테이크이고 ㅎㅎ... 빵이 입에 안 맞는 것 같아 그냥 벗겨내고 고기위주로 먹었다.
디저트로 나온 스티키 토피 푸딩은 쉽게 말하면 시럽에 절인 찐득한 브라우니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디저트이다. 미국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디저트이지만 나와 친구에게는 혀가 아릴 정도로 달콤했다. 그래도 또 열심히 먹었지만 반도 못 먹고 포기했다.
우리 옆의 중년 게이 커플은 한 분이 음식에 대해 엄청나게 불만이 있어서 직원을 몇 명이나 호출하고 나중에 매니저까지 불러서 따졌다. 워낙 명성 있는 곳이다 보니까 음식에 까다로운 사람들도 높은 기대를 안고 찾아오는 것 같다.
사진을 업로드 하려고 했는데 확장자가 달라서 업로드가 안되는 점이 아쉽다. 나중에 수정해서 몇 개 사진을 업로드했다. 글이 길어져서 이번 글에 이어서 다음 글에 기억에 남는 장소들을 더 적어보려고 한다. 거의 만 5년만에 보고싶은 친구들을 만났던 여행이라 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더 지나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글로나마 남겨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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