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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미국 일상: 차량 와이퍼 교체 / 월마트 / 미국 박사과정 / 도어대시 드라이버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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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차량 와이퍼 (windshield wipers)가 삐걱거리길래 갈아야겠다고 계속 생각만 하다가 실행에 옮겼다. 처음에 사이즈만 맞으면 다 되는 줄 알고 우리 차량에 맞는 크기의 와이퍼를 아무거나 샀는데 막상 설치하려고 하니까 되지를 않는 것이다. 유튜브 영상도 몇 개나 봤는데 나 같은 경우는 없어서 알아보니 길이만 맞으면 다 되는 게 아니고 연결 후크 모양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월마트 가서 환불을 하는데 영수증을 일찌감치 버려서 어떡하나 하고 보니까 월마트 앱을 깔아놨던걸 기억했다. 신기하게도 내가 결제할 때 월마트 앱을 쓰질 않아도 앱이 알아서 내 위치랑 결제정보를 기억해놔서 어느 매장에서 뭘 샀는지 다 입력이 되어있었다. 그걸로 단번에 환불을 하니 돈도 바로 카드로 돌려받았다.

 

이번에는 다시 제대로 된 길이와 후크를 가진 와이퍼를 사기 위해 꼼꼼하게 따져봤다. 와이퍼 파는 곳에 차량 이름과 그에 맞는 와이퍼 종류를 적어둔 책자가 있어서 그걸 보고 정확한 모델명을 알아서 구매를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하필 내가 간 월마트 두 곳에서 다 내가 필요한 모델만 품절이기에 다시 월마트 앱으로 상품 정보를 찾아서 내가 필요한 제품이 있는 매장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우리 차에 맞는 제품은 rain-x expert fit beam b-26-2이다. 다음번에도 이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내가 처음 와이퍼를 내 손으로 갈아보니 이런 정보들이 다 새로웠고 헛걸음을 치는 시행착오도 여러 번 겪었다. 이제 제대로 알았으니 두 번 다시 횡설수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월마트에 갔다가 오마하 모노폴리를 파는 걸 봤다. 모노폴리는 워낙 버전이 다양해서 없는 게 없을 정도인데 오마하 모노폴리는 또 처음 봤기 때문에 정말 별 걸 다 만드는구나 싶기도 하고 오마하에 왔던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오마하에 몇 없는 ㅠㅠ 관광명소들을 집어넣어 게임판을 구성한 것이 재미있다.


인턴십이 끝나고 이제 회사로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요즘은 다시 본업인 도어대시 드라이버에 집중하고 있다. 남편이 박사 5학년 2학기에 들어서있고, 5학년부터 펀딩금액이 매우 적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학교에서 일하는 것 외에 부업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 집만의 상황이 아니라 많은 미국 박사 5학년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주변 박사들은 어떻게 사나 보면 대체로 이렇게 부부 중 한쪽이 공부를 할 경우에는 다른 한쪽이 경제적인 상황을 책임지는 가정이 많다. 싱글 박사인 경우에는 집에서 부모님이 재정을 보조해 주거나 알바를 병행하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특히 대체로 5학년부터는 졸업논문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매우 고갈된 상태라서 다른 활동을 병행하기가 심적으로 어려운데, 이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더해지는 것은 큰 고난이다.  

 

내가 취직을 하는 게 우리 집안 가계에 가장 안정적이겠지만, 나도 3월부터 학교에 다시 다녀야 하고, 하고 있는 공부도 따로 있어서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일단 보류해 두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것이 내 스케줄에 맞춰서 마음대로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따로 근무 때문에 배워야 할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도어대시 드라이버 아르바이트이다.

 

이전에도 간간히 도어대시를 하긴 했지만, 이렇게 정기적으로 배달을 한 것은 요즘에 들어서이다. 일은 굉장히 단순하다.

1. 주문이 들어오면 수락을 할지/거절을 할지 정하고

2. 수락을 했으면 가게에 직접 찾아가서 주문자 이름을 말하고 물건을 픽업한다.

3. 픽업된 물건을 가지고 배달지로 찾아간다.

4. 배달 인스트럭션을 숙지한 뒤에 그대로 배달을 완료한다.

 

음식을 배달할 때는 음료가 쏟아지거나 음식물이 쏠리지 않게 운전할 때 조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매 번 처음 찾아가는 장소에 방문하는 것이고, 새로운 사람과 대면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과 안전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지난번에 구도심에서 도어대시를 했는데 도로 환경이 너무 좋지 않고, 운전이 힘든 구간이 많았다. 끝도 없는 팟홀에 항상 타이어가 찢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했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지만 신호도 없는 곳에서 다짜고짜 좌회전을 시키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에 운전도 너무 어려웠고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래서 이제는 되도록이면 내가 잘 아는 곳에서 도어대시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거의 매일 3-4시간 동안 차를 타고 어디에 가는 것은 허리와 다리에 무리가 온다는 걸 요즘 알아가는 중이다. 그래도 이렇게 가끔은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렇게 사는 것도 다 순간이려니 하고 생각하며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불행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살며 어느 정도는 냉정한 성격으로 변해가는 것은 나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더는 것이라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즘 어느 날 우리 집 식탁. 남편이 쭈꾸미 볶음을 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기념으로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쭈꾸미가 네 마리밖에 안돼서 양이 좀 적었는데 한 끼 먹기에는 딱 좋았다. 매운 걸 좋아하는 남편 입맛이랑 달달한 걸 좋아하는 내 입맛이랑 딱 중간으로 맵달맵달 했다. 같이 먹을 계란찜에 치즈추가를 안한걸 나중에 알고 아쉬워했었다 ㅎㅎ 왜 만들 땐 생각이 안 났던 건지 모르겠다. 옆의 파래무침은 남편이 파래가 완전 싫다고 해서 나만 잘 먹는 중이다. 이렇게 맛있는데 왜 안 먹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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