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이번 학기 첫 수업이 있었다. 이번 학기 수업은 직접 가서 듣는게 아니고, zoom 을 통해서 하는 온라인 수업이다. 첫시간이다 보니까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 수업이고,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 학생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 보다는 괜찮았다.
역시 첫시간이라 자기소개를 해야만 했다. 자기소개는 언제나 큰 복병이지만, 그래도 하다 보면 레파토리가 정해져 있어 그냥 술술 나온다. 이번에는 거기에 더하여 교수님이 수업에 관련되어 미리 자기소개때 말할 질문거리도 몇개 던져주셨기 때문에 다들 어느정도 본인의 백그라운드를 더 자세히 말해야 했다.
미국에서 지내고 학교를 다니며 내가 느낀 큰 특이점은 자기소개를 할 때 철저히 본인 위주로 한다는 것이다. 가족에 대한 언급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본인 위주의 다채로운 소개를 들을 수 있어서 항상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또 다른 특이점은 한국의 시선에서 봤을때 어찌 보면 편견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에도 본인을 오픈해서 보여주고, 또 경청하는 사람들도 그 점에 대해서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나) 수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LGBTQ+에 대한 것이나, 본인의 결혼/이혼에 관련된 이야기, 혹은 수감 경험 등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 등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다시 한번 말하자면, 위에 disclaimer 에서도 항상 말하듯 나의 경험이 미국인, 한국인 등 전부를 대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쌓아온 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대체로 내가 만난 미국 사람들은 그런 특별함에 대하여 수용하고 인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있기에 사람들은 본인을 드러내는 데 겁먹거나 숨기지 않는 것 같다. 나도 그래서 나의 약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더 드러낼 수 있었고, 이는 선순환되어 다른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듣고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실리적인 조언과 리소스를 건네주었던 경험이 많이 있다.
오랜만에 수업을 들으면서 새삼 느낀 또 다른 점은 아무래도 미국 사람들은 말이 많은 편이라 그런가 수업 내내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을 하는 것이 익숙하다는 점이다. 나도 예전 같으면 너무 수줍기도 하고, 혼자 컴퓨터에 대고 말하다 보면 영어도 버벅거리기 때문에, 질문이 있어도 참거나 스크립트를 써둔 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 수업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나도 어느정도 철판이 깔렸는지, 미국 학생들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궁금한 것에 대해서 바로바로 대화를 이어받으며 질문을 하기도 하고, 그들의 의견에 대해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사실 나는 몇 달 동안 집에만 있고 사람들도 잘 안만나서 영어로 말을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부담 없이 사람들이랑 얘기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이 되어서 오랜만에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동안의 아쉬웠던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이번 수업에서도 다들 특이한 이력이 있었고, 처음 들으면 꽤나 놀랄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이내 그것을 이해하고 내 수업에 있는 사람들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상황에서 반 친구들과 네트워킹과 커뮤니케이션이 특별히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 학기 동안 나와 같은 배를 탄 반 친구들과 함께 좋은 관계를 쌓아 나가고 싶다.
열심히 수업하고 나니 저녁시간이 거의 지나서 얼른 밥을 먹었다. 오늘은 타코나잇이다. 지난번 부실하게 준비했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은 타코용 치즈도 사고 하드셸 타코도 사고 사워크림도 준비했다. 타코 미트는 타코벨 시즈닝을 사와 그걸로 요리했다.
아무리 타코벨같이 저렴한 타코 가게를 가도 몇개만 초과해서 먹으면 생각보다 금액이 더 나오는데, 이렇게 집에서 준비하면 손은 많이 가도 배가 터질만큼 많은 타코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아무래도 요 며칠간 계속 멕시칸 요리를 많이 먹어서 한동안은 생각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이민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일상 블로그마스 16, 17일: 울타리몰 사용후기, 산타와 사진찍기 (4) | 2022.12.18 |
---|---|
미국일상 블로그마스 13, 14, 15일: 스매쉬드 포테이토, 크리스마스 파티, 연말 스타벅스 (0) | 2022.12.16 |
미국일상 블로그마스 10, 11일: 코스트코 주유소, 파네토네, 도어대시 (0) | 2022.12.13 |
미국일상 블로그마스 9일: 크리스마스 장식, 자아성찰 (0) | 2022.12.10 |
미국일상 블로그마스 8일: 12월의 우체국, 타운홈 구경 (6) | 2022.1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