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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미국 커뮤니티 컬리지 2020 가을학기 개강 - 내가 경험한 미국 대학교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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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한국에서 학사, 석사를 졸업하고 지금은 F1 학생비자로 미국 전문대인 커뮤니티 컬리지에 재학중이다. 아직 영주권이 나오지 않아서 계속 F1 비자를 유지하고 있다.

 

가을학기 온라인수업

오늘부터 그렇게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가을 학기가 개강했다.

어쩌다보니 5월부터 세 달을 내리 놀아버리게 되어서 그런지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1년에 4학기를 돌리는 학교여서 작년 여름 입학한 나는 내리 여름, 가을, 겨울, 봄학기를 다니고 여름학기를 휴학했다. 1년 동안 방학이 너무 짧았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학교 다니기가 뒤숭숭해서 한 학기 휴학을 했던 것이다. 우리 학교는 별다른 복학절차가 없고 그저 재등록만 하면 되었기에 많은 부담은 없었지만, 막상 다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기대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된다.

 

나는 학교를 다닐 때 모든 과제를 꼭 잘 내야한다는 압박에 항상 시달린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많이 하기도 하고, 실수라도 한다 치면 그 날은 잠을 다 잔 거나 마찬가지다. 사실 이렇게 열심히 다니지 않아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학교를 본의아니게 계속 다니게 되면서 언제나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게 몸에 배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국제 대학원을 나왔지만, 정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은 대학생때 어학연수 다녀온 걸 빼면 처음이기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다니는 탓도 있다. 이번에는 특히나 긴장감도 있지만 집에서 계속 지내다 보니까 무력감도 함께 와서 이런것들을 극복하고 한 학기를 잘 다녀야할텐데 걱정이 앞선다.

 

특히 이번 학기는 나같은 유학생들도 모두 온라인강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나는 모든 과목을 온라인으로 신청했다.

이전까지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 학기당 최소 1개씩만 온라인 강의를 듣도록 허가했기 때문에 나는 웬만하면 모든 과목을 현장강의로 들었다. 사실 나에게는 그 편이 더 낫기도 했다. 왜냐하면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직접 교수님께 1:1로 상담하는 편이 빨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직도 우리 주에서는 하루 1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 집에서만 계속 지내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서 영어를 한다는게 어색해져버리기도 한 나는 하이브리드 수업을 선택할수도 있었지만, 뚝심있게 온라인 수업을 모두 신청해 버린 것이다.

 

유학생은 한 학기 당 최소 12학점을 들어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한 과목 당 4.5학점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껏 3과목씩 수강을 해 왔다. 이번에도 3과목을 신청했다.

 

내 전공은 Paralegal이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전공이어서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패럴리걸은 미국에서 보편화된 직업이다. 우리나라 말로 치면 법률 보조원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 전공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른 글로 더 얘기해 봐야겠다.

 

나는 이번에 교양필수 2과목과 전공 1과목을 신청했다. 원래는 전공을 더 많이 신청하는 편인데, 나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공수업을 듣고 싶지 않아서 다음 학기에 만약에라도 코로나가 나아지면 on campus로 수업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미리 들어야 하는 교양 과목으로 시간표를 채웠다.

 

첫 주에는 원래도 정신이 없지만, 일단 책을 사야한다는 압박감에 힘이 들었다. 원래 같았으면 일단 수업에 가서 간을 본 다음 책을 구매할지 말지 정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다 온라인 수업을 듣다 보니까 강의가 열리는 첫 날인 오늘 Canvas에 들어가서 syllabus랑 modules를 이것 저것 눌러보고 정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직접 학교 bookstore에 가서 책을 보고 살 수 없고,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curbside pickup을 하거나 택배로 받아보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있다.

 

수강신청

내가 도움 받은 사이트는 교수와 수업을 평가해놓는 Rate my professors라는 유명한 사이트이다. 아마 모든 유학생들을 비롯한 미국 학생들은 이 사이트를 이용할 것이다. 

www.ratemyprofessors.com/

 

RateMyProfessors.com – Find and rate your professor or campus.

With over 1.3 million professors, 7,000 schools & 15 million ratings, Rate My Professors is the best professor ratings source based on student feedback. Find & rate your professors or school! #LeaveYourMark

www.ratemyprofessors.com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다닐때는 수업이나 교수님에 대한 평가를 학교 내에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사이트에서 공유하곤 했는데 미국에 오니 따로 학교 커뮤니티는 없고, 이 사이트에서 교수님이나 수업의 평가를 찾아볼 수 있다. 나도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꼭 이 사이트에 가서 검색을 해 보고 수업을 고른다.

 

미국 학교에서 질문하기

작년을 되돌아보면 학교를 다니면서 참 새로운 문화를 많이 접했는데, 내가 신기하게 느낀 것은 학생들이다. 한국에서는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질문을 하거나 교수님과 토론을 하는 걸 내 스스로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다. 다른 학생들도 비슷했던 것 같다. 정말 질문이 있거나 하면 수업이 끝나고 따로 가서 물어보거나, 그것도 어색하면 이메일로 문의를 하곤 했다.

 

그런데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자유롭게 학생들이 강의 시간 도중에 불쑥불쑥 손을 들고 얘기를 한다. 어쩔 땐 손을 안들고 얘기할 때도 있다. 그리고 교수님이랑 얘기하기 위해서 바로 교탁 옆에 앉는 애들도 꽤 많았다. 한국에서는 어쩌다 공개적으로 질문을 할 때도 '내가 한 질문이 바보같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누가 어떤 질문을 해도 질문을 하는 사람도, 질문을 받는 교수님도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았다. 다만 학생이 너무 사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계속 수업과 관련이 떨어진 이야기를 할 때에는 교수님도 제재를 하시는 것 같긴 하다.

 

물론 나는 아직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지도 못하고, 진짜로 바보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끝나고 학생들이 나가면 교수님에게 가서 질문을 하곤 한다. 특히 나는 좀 교수님이 나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나는 한국에서 왔고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됐어요." 이런 류의 말을 꼭 덧붙인다. ㅋㅋ 그러면 교수님도 내가 천천히 말하거나 단어가 적절치 못해도 이해를 해주시는 편이다.

 

커뮤니티 컬리지 성적 관리

커뮤니티 컬리지의 성적에 관해서 얘기를 하자면, 나는 지금껏 1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A 학점을 받았다. 물론 30대 어른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 사이에서 못한다면 그것도 조금 그렇겠지만, 나는 나름대로 내가 노력해서 얻은 성과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물론 그 사이사이에는 피말리는 시간들이 있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입학 후 1년동안 잘 해 왔다는 뜻 같아서 만족스럽다.

 

내가 체감하기에 미국 전문대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성실하기만 하다면 다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안그럴때도 있었지만 (미국 역사 수업에서 근소한 차이로 B를 받았다.) 대부분은 주어진 과제를 얼마나 꾸준히 잘 하는가가 성적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아닌가 싶다. 내가 미국에서 한 군데만 학교를 다녀보아서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내가 들었던 과목들은 대체로 매 주 과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각 과목마다 매 주 퀴즈, 토론, 에세이 등을 꾸준히 제출해야 했고, due date를 넘기면 감점이 있었기 때문에 성실하게 날짜를 맞춰서 주어진 과제를 제출하는 게 중요했다.

 

나는 모르거나 헷갈리는 게 있으면 부끄럽더라도 꼭 교수님께 찾아가 물어보거나, 이메일로 질문을 보냈다. 내가 외국인이니까 바보같은 질문을 해도 어느정도 이해를 받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어차피 이번 학기가 지나고 나면 다 까먹을 일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철판을 깔고 들어가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안나오는 과목은 따로 교수님께 그 점에 대해서 고민이 있다고 말하고 내가 추가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곤 했다. 이 점도 한국과 다르게 이런 것을 용납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을 하면 대체로 이 학생이 잘 하고 싶어하는구나 하고 좋게 봐주시는 분도 있는 듯 하다.

 

또 하나 유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팁은 학교에 있는 제도를 잘 활용 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는 writing center, math center, homework center 등 여러 가지로 학생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제도들이 있고, 나도 그곳들을 자주 이용했다. 특히 에세이 같은 경우에 아직 영어가 완벽하지 않는 나는 자주 writing center에 찾아가서 첨삭을 받았다. 만약에 수학 수업도 들었다면 math center도 이용했을게 분명하다. 그 외에도 IT지원이라던가 도서관이라던가 학생들을 위해 여러 제도가 만들어져 있으니까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꼭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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