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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미국 생활하며 내가 느낀점 - 가족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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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국에 와서 한국과 미국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유튜브 비디오나 블로그 글들을 많이 접했다.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의료보험 문제라던가, 언어의 장벽이라던가 등등은 나도 충분히 여기서 체감을 많이 하는 한국과 미국의 다른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외에 내가 느끼기에 신선했던 점들에 대해 가끔씩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오늘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

사실 한국에 그리 오래 살았지만 나는 평범한 (사실 이젠 평범의 정의도 모르겠지만 딱히 칭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전통적인 가정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아빠 엄마가 있고, 애가 한 2명 정도로 이루어져 있는 가족 구성. 간혹 부모님이 이혼하신 친구들도 있었지만 내가 잘 몰랐던 것일수도 있고, 그렇게 주위에서 많이 보지는 못했다.

 

반면 미국에 오고 나서 내가 오래 이곳에 산 것도 아닐테고, 내가 엄청나게 많은 미국인을 아는 것도 아닐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았다.

 

그냥 부부와 아이로 이루어진 가족 구성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게 오히려 어려웠달까. 지금도 내 주변엔 그런 가족 구성을 유지하고 있는 가족은 딱 1가구 뿐이다.

 

내가 그동안 이곳에서 본 가족 형태에 대해 대충 설명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사는 친구도 있었고, 아내와 이혼하고 아이를 아버지인 자신이 데려와서 키우지만, 아직 이혼한 아내와 한 집에 룸메이트처럼 사는 친구, 남자친구와 가진 아이를 낳고 남자친구와 헤어져 혼자 아기를 키우는 친구, 남편이 죽은 친구, 세 아이가 있지만 남편과 이혼한 친구, 아내가 떠나버리며 이혼을 요구한 친구, 레즈비언 부부, 게이 부부, 남편과 별거 후 이혼을 앞둔 친구, 이혼하며 자신이 데려온 아이들과 재혼한 남편이 데려온 아이들을 다 같이 키우며 대가족이 된 부부,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다 이혼하여 혼자 아이를 키우는 친구, 결혼하지 않고 엄마와 함께 사는 친구, 가족들 다 독립하고 부부와도 사별하고 혼자 사는 친구 등등..

 

내가 성격이 엄청 외향적이라 여기저기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이면 이해가 가지만 나는 그런 편도 아니고, 외국인의 입장에서 만나는 미국인들은 분명 더 제한적일텐데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았고, 가족의 형태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있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고, 다른 가족의 형태도 존재하며, 그것이 전통적인 것이 아닐지라도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해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어떤 형태를 유지하는 것만 꼭 옳은 것은 아니며, 내가 다르게 산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고, 비난 받을 것도 아니며, 그런 이유로 이것들은 숨길 이유도 없고, 누구도 나에 대해서 함부로 얘기할 수 없고, 내가 한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것. 이런 것들이 내가 그들에게서 받은 느낌이다.

 

단지 가족관계에 대해서 들여다봤을 뿐인데, 나는 미국인들이 자신과 남이 다른 점에 대해서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것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한국에서 있을 때에는 내가 남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면서 살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 다르다는 점은 결국 그 사실이 밝혀졌을 때 비난을 받고 무시당할 수 있는 약점이 되는 것이었고, 사람들은 쉽게도 그런 점을 지적하고 상처를 줬다. 그래서 남들과 같은 척, 남들 만큼은 하는 척, 약점이 없는 척 했다. 잘난 것도 몇 없었지만, 그 몇 없는 것이라도 있어보이는 척 살았다. 그게 그냥 사회적 암묵적인 룰인줄 알고 살았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열등감이 많아졌고 자존감도 낮았다. 그리고 나는 항상 그 상황 속에서 뒤쳐지기도 했었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참 많았다. 레이스에 낄 자격도 없어서 레인 바깥에 서있었으면서도, 내가 원해서 나온 척 정신승리를 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여기에 오고 나서 그런 관념에서 벗어나 살 수 있어 좋다. 남과 다름을 얘기해도 비난하지 않는 곳에 있으니, 내가 누구인지 나에 대해 더 생각해 볼 기회가 있고, 나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요소들에 대해 용기내어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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