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 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에서 취업을 해야 졸업을 시켜준다고 하길래 얼마전부터 취업준비를 했다. 이력서 고치는건 한번 글로 남겼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https://myimmigrationdiary.tistory.com/104
사실 말이 취업이지 내가 구하는건 인턴쉽 프로그램이었는데, 인턴이 아닌 파트타임이나 정규직 등의 취업을 해도 학교에서 다 인정이 되기 때문에 관심가는 기업에 채용공고가 있다면 두루두루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도 나는 학교의 도움을 받아서 커리어센터를 이용했다. 나의 어드바이저와 커리어센터 직원분 두 분에게 얻을 수 있는 정보란 정보는 탈탈 털어서 이력서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채용정보도 얻어 지원을 했었다.
사실 나는 가려는 분야가 (지금은) 확고하고, 인턴을 하고자 하는 의지도 사실 약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기업에 지원하지는 않았다. 몇군데 내가 관심가는 분야를 다루는 회사들의 채용자리가 있는 곳들에 지원했다. 또한, 채용 공고가 나지는 않았지만 나의 관심분야를 다루는 회사에 무작정 인턴으로 채용해달라고 컨택한 기업들이 몇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사실 그중에 많은 응답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인턴이 아닌 무려 정규직 채용건에 서류 합격을 하게 되어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첫 인터뷰는 줌으로 하는 인터뷰였다.
예상을 못했던터라 준비도 막막해서 다시 한 번 커리어센터를 찾아갔다. 직원분과 함께 예상질문과 답변에 대하여 상의도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 구글에 예상문제를 쳐보고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나의 답변을 정리해서 워드 파일로 만들었다. 이것만 거의 하루 종일이 걸린 것 같다. 예상질문과 답변을 쓰는건 사실 뭐 시간이 오래걸린다 뿐이지 그냥 하면 되는 것들이었지만, 가장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바로 나의 멘탈이 이 상황을 버티기 어려웠다 ㅎㅎ 원래도 긴장감이 높은 편이라 작은 사건도 남들보다 크게 받아들이는데, 미국에서의 첫 잡 인터뷰라는 사실이 나에게 너무 크게 다가왔다. 일단 막막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고, 인터뷰 과정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아마존에서 우황청심원을 주문했다. 무지 비쌌지만 (낱개로는 안팔고 10개 묶음에 $100 좀 넘었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게 그것뿐일것같았다. 사실 나중에 배송이 오고나서 연습때에도 마셔보곤 했지만 효과 엄청 있지는 않았다. 먹고 나서도 심박수가 120을 찍었다 ㅠㅠ 그래도 그냥 없는것보단 나았다고 생각은 든다.
그것 외에도 찾아보다가 타겟에 가서 relaxation 영양제도 샀다. 사와서 보니까 원래 집에 있던 stress relief 효과가 있는 ashwagandha랑 너무 똑같이 생겼었다. 영양제라서 꾸준히 먹어줘야 효과가 있는 것이겠지만, 일단 그냥 플라시보효과라도 있기를 바라며 복용했다.
뭐 이것저것 먹긴 먹었는데도 도무지 이 불안감은 가실줄을 몰랐고, 인터뷰 준비하는 내내 그 두려움에 스스로 눌려서 울기도 엄청 울고,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유튜브에서 예배영상 틀어서 마음을 다스려보기도 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 여러가지 감정을 겪었던 것 같다.
내가 너무 불안해하는 와중에 남편이 카드랑 초콜렛을 주었다. 그걸 받고 또 감동받아서 눈물 ㅋㅋ 뭔가 이렇게 나를 생각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꼭!!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인터뷰준비로 돌아와 나는 직무와 관련된 예상질문들을 뽑아서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하거나 노트북 카메라를 켜놓고 연습을 했다. 줌으로 하는 수업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는데, 이제는 그걸 넘어서 인터뷰를 봐야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노트북 카메라로 내 모습을 녹화해서 다시 보곤 했는데, 원래 본인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으면 이상하다 하지만, 영어로 하니까 그 이상함이 두 배가 되었다. 게다가 표정관리도 너무 안되서 도대체가 봐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연습을 이어나갔다.
남편이 시간이 날때 모의 연습도 같이 했다. 아무래도 내 영어가 미국인들과 같지는 않아서 내용으로 승부를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인터뷰 내용을 듣더니 영어에도 문제가 있어서 수정을 많이 해 주었다. 😂
나는 유튜브로 mock interview 를 몇개 찾아봤는데, 영상을 보고 직접 그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우당탕탕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그와중에 연습도 달달 하고 시간을 보내다보니 드디어 그날이 왔다. 원래 HR 매니저가 보내준 참석 명단에는 네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나는 그 중 두 명과 함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둘다 백인 여자 변호사들이었다. 한분은 리걸 팀 리더였고, 한명은 더 나이가 있으신 시니어레벨 변호사였다. 뭐 간단한 스몰톡도 없이 거의 바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처음 내 이름을 읽으시고 이게 맞냐고 하셨고 나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 아니라고 하고 다시 정정해드렸다. (참고로 나는 우리 동네에서 내 한국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을 본 적이 지금껏 단 한 번 뿐이다.) 바로 이어서 자기소개를 해 달라고 하셨다. 그 부분은 많이 준비했기 때문에 그냥 연습한대로 기계적으로 블라블라 소개를 했다.
약 40분동안 여러가지 질문들이 휘몰아쳤는데, 내가 기억나는 질문들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 자기소개
- 패러리걸 직업을 가진 사람이 가져야 할 자질
-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것인지?
- 평소에 일할때 정리 어떻게 하는지?
- 일이 많이 몰렸을때 어떻게 하는지?
- 일이 많고 제시간에 다 못 끝낼 경우 어떻게 할건지?
- 한국어 외에 다른 언어 가능한게 또 있는지?
- 당신의 약점은?
- 팀으로 일하는게 좋은지 혹은 단독으로 일하는게 좋은지?
- 1~5 점 중에서 너의 실력을 점수로 매긴다면? : 컴퓨터 실력, 법률 지식, Organizing skills
많은 부분들이 예상 질문 내에 있었기 때문에 준비한 것을 토대로 대답을 했지만, 그 사이에도 내가 미처 준비를 못한 질문들도 꽤 있었다. 그런 것들은 좀 버벅거리긴 했지만 내가 준비한 답변에서 응용할 수 있는게 있다면 응용해서 대답을 했다.
줌으로 인터뷰를 하는 내내 옆에 스마일 사진을 띄워놓고 보면서 표정관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터뷰 초반에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당황은 했지만 티는 나지 않게 하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인터뷰 끝나고 보니 와이셔츠가 다 젖어있었다.. ㅋㅋ)
그렇게 폭풍 질문이 끝나고 역으로 내가 질문을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미국의 잡 인터뷰에서는 내가 그들에게 하는 질문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도 미리 준비를 했었고, 준비한대로 자연스럽게 물어보았다.
나는 그들에게 회사에서 느끼는 보람이 어떤것들이 있는지 물어봤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인터뷰어들에게 잡 디스크립션을 하게 해 줘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 바로 주제가 회사에서 내가 취직하게 되면 받게될 연봉이나 베네핏으로 넘어가서 내가 굳이 묻지 않았는데 이런 점들도 바로 알려주셔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원래는 인터뷰에서 인터뷰 보는 사람이 돈얘기 하는건 절대 금기사항이래서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먼저 이야기 꺼내주셔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또 기업에 대하여 내가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물어보았고, 그 점도 시원하게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인터뷰 결과를 언제쯤 들을 수 있는지 물었고, 결과는 다음주쯤 알게 될 거라고 하셨다.
분명 다음주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바로 인터뷰 결과가 담긴 이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ㅎㅎㅎㅎ
부랴부랴 다음날 인터뷰어들에게 땡큐레터를 보내고 나서야 한 인터뷰 사이클의 절차가 끝이 났다. 미국에서는 꼭 땡큐레터를 보내는게 좋다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열심히 써서 보냈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일단 줌 인터뷰 후기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in person 인터뷰 후기도 남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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