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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미국에서 첫 알바하기: 도어대쉬 배달 해보기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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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 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알바에 도전했다. 요즘 들어서 한국, 미국 할 것 없이 핫한 배달 알바이다. 배달알바는 일단 접근성이 쉽고 사람과 마주치며 일하는 게 아니기도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일을 시작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아직 불확실한 나의 스케줄에 잘 맞을 것 같았다.

 

차를 이용한 알바 자리는 꽤 많은데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정도이다.

  • 택시 알바: 우버, 리프트
  • 배달 알바: 우버잇츠, 도어대쉬, 그럽허브
  • 조금 다른 배달알바: 인스타 카트

택시 알바는 일단 코로나 시기이기 때문에 사람을 태우는게 부담이 되고, 이걸 전업으로 하기에는 그럴 이유도 없기때문에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사실 처음에는 인스타카트를 해볼까 했다. 인스타 카트는 특히 코로나 이후에 엄청 핫해졌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손님이 앱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면 주문을 받은 알바가 대신 슈퍼에 가서 장을 봐서 집으로 배달해주는 알바이다. 나는 슈퍼가는 것도 좋아하고, 가는 김에 어떤 물건이 있나 구경도 하고 좋을 것 같아서 이걸로 해볼까 했다. 하지만 보니까 너무 신경쓸 것도 많고, 물건 하나 하나 빠짐없이 해야하는데, 그에 비해서 팁을 받는 방식이나 금액이 메리트가 없어보였다.

 

그래서 결국 배달알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동네에는 우버잇츠, 도어대쉬, 그럽헙 이렇게 세개가 유명한데, 그 중에서 도어대쉬를 하게 되었다. 많이 알아본건 아니고, 그냥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로 좋다는 얘기가 많아서 단순히 선택하게 됐다.

 

가입은 그냥 개인정보 입력하고, 정말 그게 나인지 확인하고 뭐 이런 어디서나 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를 거쳐서 되었다. 사실 처음 가입할때는 승인이 안났는데, 그 이유는 우리 동네에 활동하는 배달알바들이 많아서 공급 조절을 한다고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자리가 났으니 다시 등록을 해달라고 해서 가입이 되었다.

 

도어대쉬 배달알바는 대셔 라고 불리는데, 이제 나도 대셔가 되었다. 일은 가입 승인이 나면 바로 할수 있다고 해서, 다음날 남편이랑 같이 배달을 나가보았다.


처음 앱을 켜고 배달을 받으면 가게 이름, 거리, 팁 등 기본정보가 제공된다. 정보를 바탕으로 배달을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나는 팁이 터무니없이 적거나, 거리가 내가 가려는 반대방향인 경우를 제하고 배달을 승인했다.

 

우리의 첫 배달은 두 건을 한번에 묶은 배달이었다. 특이하게도 음식 배달이 아니라 베드 배쓰 앤 비욘드에서 물건을 시킨 사람들의 주문이었다. 처음에 알바를 알아볼 때에 유튜브로 도어대시 배달 팁을 많이 찾아봤는데, 두 건을 한번에 하는건 좀 힘들어서 거절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에게 온 요청은 거리도 가깝고 팁이 괜찮아서 우리는 수락해보기로 했다.

 

일단 앱에서 배달을 수락하면 구글맵과 연동되어 바로 내가 있는 장소에서 가게까지 네비게이션이 켜진다. 그걸 보고 우리는 가게로 향했다. BBB에 들어가서 우리가 대셔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직원이 물건을 픽업할 수 있는 장소로 안내해주고 물건을 주었다. 큰 베개 두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대로 가면 손님이 싫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직원에게 봉투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베개가 워낙 큰거라 아마 들어갈 봉투가 없을것같다고 했다. 그런데 직원이 어디에서 일반 비닐봉지가 아니라 큰걸 집어넣는 봉투를 구해와서 건네주어 무사히 포장을 할 수 있었다.

 

첫 집에 도착해서 어떻게해야될지 잘 몰라서 우왕좌왕 했다. 배송 인증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이미 그 사이에 손님이 물건을 가져가버려서 당황했다. 빈 porch만 찍어서 올리고 배송을 완료했다. 😂 이러면서 하나 더 배운거지 뭐...이어서 두번째 집에 갔는데 어떤 노인아파트인 것 같았다. 전화를 해서 알려달라고 하길래 전화를 걸었더니 할머니가 로비로 내려오신다고 했다. 할머니는 사실 우리 말고도 다른 식료품 배달도 시키셔서 짐이 엄청 많았는데, 거기에 왕큰 베개까지 같이 들고가셔야해서 그걸 보는게 조금 안쓰러웠다. 그래서 집까지 같이 가드릴까요? 했는데 거절하셨다. 아무튼 초심자의 운으로 두가지 배달을 잘 마쳤다.

 

그 후로도 4건의 배달을 더 했다. 모두 음식 배달이었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맛있는 음식들을 배달시켜 먹었다. 그래서 아웃백, 치즈케이크 팩토리, 아메리칸 다이너, 멕시칸 다이너 등의 음식점에 들러서 픽업을 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우리는 오늘 총 3시간의 배달을 했고, $53을 벌었다.


대셔는 사실 그 장소로 가기전까지 어떤 집인지 모르고 배달을 가는데, 일반 싱글하우스도 있었지만, 아파트에서 주문 시킨것도 있었다. 아파트는 특히나 정말 구조가 다 제각각이라서 호수만 보고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앱에 써있는 디렉션을 보고 집을 잘 찾아가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맨적이 몇번이고, 다른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어떤 음침한 분위기의 아파트에서 길을 헤매기도 했는데, 이럴때에는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해야 했다. 남편이랑 같이가서 했기에 망정이지 나혼자 갔으면 좀 멘붕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대셔 앱에 보면 긴급전화가 있는데, 바로 주변의 보안업체 혹은 911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잘 익혀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4건의 주문을 마치고 집에 가려다가 한건을 더 하기로 했다. 때마침 우리가 있던 장소에서 바로 근처 음식점이어서 바로 픽업을 해서 주문 장소에 거의 다왔는데, 도어대시에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까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빠뜨려서 다시 가서 가져다줄 수 있냐는 전화였다. 일단 첫번째 멘붕이었던건, 우리가 거의 그 집 앞에 다 왔을때 전화가 왔다는 거였고, 두번째는 콜센터 직원이 액센트가 너무 심해서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 들었다 ㅠㅠ 그 순간 나는 또 내가 뭘 잘못 배달했나 해서 엄청나게 쫄았다. 아무튼 레스토랑의 잘못이었지만, 우리가 다시 그 집으로 배달해주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일단 그 집에 다 왔었기 때문에 먼저 가져온 음식을 주고 다시 가는게 나을 것 같아서 음식을 배달해주고, 집주인에게 사정을 말한 뒤 다시 레스토랑에 가서 픽업 후 다시 같은 집으로 가서 전달해 주었다. 이런 일도 있구나 싶은 경험이었다. 사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손님 입장에서는 우리의 책임으로 보일 수 있기도 하고, 두 번 같은집에 온다고 팁을 더 주는 것도 아니며, 또 그 시간동안에 우리는 한 건을 더 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라서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첫 날 치고는 해볼 수 있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경험을 해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바 첫 날이 이렇게 잘 마무리가 되었다. 첫 배달을 하고나니 도어대쉬에서 보온백이랑 카드를 보내준다고 한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 마다 배달을 조금씩 해서 용돈벌이를 할 생각이다. 남편이랑 둘이 가니까 나는 좀 든든했는데, 남편은 자기가 혼자 다녀도 괜찮다고 했다. 나는 혼자 다닐수는 있지만, 좀 겁이 많아서 무서울 것 같다. 몇 시간 안했는데 엄청나게 피곤이 몰려왔다. 뭐든 그렇겠지만 이 일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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