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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멘토와의 만남 여덟번째 (애슐리 엘스턴의 'First lie wins'를 읽고)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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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월에 멘토와 첫 만남을 가졌다. 요즘 날이 많이 풀려서 나들이 가는 마음으로 멘토를 만나러 갔다.

 

멘토는 요즘 그녀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과목 중간고사 기간이 막 지나가고 있는 중이라 학생들의 과제물을 채점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한다. 멘토는 글쓰기 과목 등을 가르치고 있는데, 과제물을 보면 학생들이 아무리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AI를 사용한 것을 알아챌 수밖에 없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과 기존 학습 방법이 충돌하는 모습을 요즘 여기저기에서 목격하게 된다.

이번에 우리가 읽은 책은 Ashley Elston의 2024년 출간된 소설인 First Lie Wins였다. 멘토와 나 모두 동의했듯, 이 책은 가독성이 굉장히 뛰어났다. 사건을 전개하는 방식에서 각 챕터마다 끊임 없이 hook을 걸어두어 바로 다음장으로 넘기게끔 유도했다. 그래서 이 책은 넷플릭스 에피소드로 만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스테리한 인물인 Mr. Smith의 지시 아래 첩보원 역할을 하게 된 Lucca는 스미스 씨가 지령을 내리면 새로운 인물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새로운 마을로 스며들어가 임무를 완수한다. 수 차례 다른 도시에서 다른 인물을 연기하면서 스파이 역할을 수행하던 루카는 가장 최근 에블린이라는 인물의 연기를 맡아 라이언이라는 남자에게 접근한다.

 

타겟인 라이언과 연인 사이가 되어 그의 집에서 함께 동거하는 데 까지 성공한 에블린은 어느 날 라이언의 친구들 모임에 갔다가 라이언의 친구의 애인과 인사하게 된다. 그녀는 에블린과 외모가 굉장히 닮았는데, 그녀의 소개를 듣고 에블린은 깜짝 놀라고 만다. 그녀는 본인을 루카라고 소개했다. 즉, 그녀는 에블린을 연기하는 원래 루카의 아이덴티티를 연기하는 또 다른 스파이였던 것.

 

이 책은 잠깐 줄거리를 소개했듯이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떡밥을 던져준다. 그렇지만, 또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바로바로 떡밥을 회수해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 점 때문에 책에 몰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모든 전말이 펼쳐지는 후반부로 가면 이러한 책의 구조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저 책을 빠르게 읽으면서 "그래서 대체 결말이 뭔데?"라고 생각하게끔 했다.

 

이 책은 지금껏 읽었던 책들 중에서 비교하자면 다른 책들 보다 수월하게 읽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그렇게 느끼곤 했는데, 아마도 작가가 원래 Young Adult 책을 주로 쓰다가 첫 성인 소설을 썼기 때문에 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름의 이유를 또 찾아보자면 역사적 사실이나 배경 지식이 없이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멘토는 나에게 그녀가 다른 북클럽 활동으로 읽고 있는 책도 소개해주었다. Barbara Kingsolver 의 Demon Copperhead라는 소설이다. 아팔란치아의 특수한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주인공의 인생을 통해서 보여주는 소설이라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와도 유사성이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읽어보아야겠다.

 

우리는 책 이외에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요즘 미국의 계란값 폭등으로 인해서 멘토 주변 친구들은 닭을 직접 키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멘토의 남편도 닭을 키우려고 여러 가지 알아보았는데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고 한다. 첫 번째 문제는 닭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기막히게 닭 사료값도 상승을 했다고 한다. 두 번째 문제는 멘토의 집 백 야드에는 숲이 이어져 있는데, 올빼미, 매를 비롯한 큰 새들이 많아 닭을 키우면 잡아먹힐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닭을 직접 키우려는 계획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ㅎㅎ

 

우리는 여느 때와는 달리 다음에 읽을 책을 정하지 못한 채 만남을 끝냈다. 다음에 읽을 책이 정해지지 않았을 이 때를 노려 북클럽과 관계없이 혼자만의 독서를 즐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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