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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흑백요리사가 정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에 사는 우리 가족들도 쇼를 다 보고 나서 출연자들의 식당에 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이미 한 군데 예약에 성공했다고 하고, 다른 곳도 시도중인 것 같다.
미국에서 갈 수 있는 식당은 켄터키에 있는 에드워드 리 셰프의 레스토랑인 "610 매그놀리아" 인데
역시 우리집에서 가기엔 너무 멀기 때문에 나중에 켄터키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가봐야겠다.
610 Magnolia: A modern approach to the Southern Table
Welcome to 610 Magnolia Located in the heart of Old Louisville, Chef Edward Lee’s menu is a modern approach to the Southern Table. Louisville is at the intersection of many different traditions and cultures that make up this historic city. At 610 Magnoli
610magnolia.com
이렇게 정상급 쉐프들의 요리 경연을 한참 즐기고 나니, 이번 2024년 에미상을 휩쓸었던 작품인 "더 베어"를 추천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2022년부터 방영했던 쇼인데, 현재 시즌 3까지 나와있다. 내년에 시즌 4가 나온다고 한다.
미국에서 보려면 디즈니플러스+훌루가 결합된 상품을 결제해야 볼 수 있다.
더 베어도 흑백요리사와 결이 비슷하다. 주인공은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쉐프인 카르멘이다. 천재적인 요리 실력을 가진 젊은 쉐프인 카르멘은 미슐랭 식당을 그만 두고,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삶을 마감한 첫째 형인 마이크가 운영하던 가게인 "더 비프"를 운영하게 된다.
첫번째 시즌은 역시 첫 시즌이라 그런지 엄청난 흡입력을 지녔다. 사람도, 건물도, 모든게 엉망인 식당을 하루아침에 운영하게 되면서 그곳을 조금씩 조금씩 발전시켜나가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시즌 1은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는데,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약 30분 텀이라서 빠르게 전 에피소드를 시청하기도 좋다.
시즌 1은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미드인 How to Make It in America라는 드라마와도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좀처럼 발전시키려고 해도 모든게 엉망이라 성공으로 가는 문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변화들이 발생하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환호성이 나면서 시즌 2를 기대하게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시즌 2는 시즌 1과는 조금 다른 결의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새로운 식당인 "더 베어"의 오픈 준비 과정을 보여준다. 캐릭터 빌드업을 위해서 한명씩의 스토리가 전개될 때가 많고, 카르멘과 시드니의 개인적인 가정사, 베어 가족들과 주변인물들과의 관계가 굉장히 촘촘하게 느껴지도록 이야기의 겹을 쌓아나간다. 그래서 드라마의 진도를 빼는 느낌 보다는, 등장인물들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어 그들이 지금 왜 이런 관계가 되었고, 그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이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에 지나칠정도로 몰입을 한 장면들이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드라마의 내용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 보다는, 과거와 현재에 머물면서 사람들을 여러가지 각도로 계속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 중의 가장 클라이맥스라고 생각되는 건 바로 시즌 2 에피소드 6였다. 크리스마스에 온 친척들이 모여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주 촘촘히 보여준다.
이탈리안 가족들답게 아주 시끄럽기도 하고, 모든 명절이 그렇듯 가족들이 모이니 바람 잘 날이 없다. 한국 명절만 그런 줄 알았더니 베어 가족들도 만만치가 않다. 인물들간의 텐션이 점점 쌓이고 그것이 폭발하는 과정을 아주 세세하게 그린 에피소드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쭉 빨리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들지만, 또 계속 시청자의 눈을 붙잡는 요소들도 많았다. 이미 이쯤되면 인물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았지만, 6화를 보고 나면 그 가족에 너무나 깊숙하게 침투하게 되어서 가족이 주는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 모두를 알게 되는 느낌이다.
험난하게 마친 시즌 2에 비해 시즌 3는 앞선 시즌들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도 전개되면서, 등장인물들을 조금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기회를 준다. 특히 중점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식당 "더 베어"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즌 3도 우당탕탕 왁자지껄의 분위기가 계속되지만, 역시 긴장이 계속 지속되는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나같은 과몰입러들을 잠시도 가만두질 않는다. 캐릭터 한명 한명 구제불능이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들이 계속되어 다면적인 캐릭터구성이 몰입도를 쭉 올린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밉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빌런 캐릭터가 있을 법도 하지만, 이 드라마는 모든 캐릭터들이 다 사랑스럽다. 사실 카르멘과 클레어의 러브라인을 볼 때 이게 음식 드라마에 굳이 나와야 할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그것도 카르멘의 성격을 이해시키는 동시에 사람들과의 촘촘한 관계를 보여줄 때 중요한 장면이라면 어쩔 수 없다며 나 자신을 합리화하기도 했다. ㅎㅎ
파인다이닝 운영이 스토리의 가장 큰 줄기이기 때문에 정상급의 음식들을 눈으로 즐기는 재미가 아주 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쉐프 테리의 레스토랑인 "에버"의 운영이 종료되면서 모두가 모이는 자리에서는 나까지 괜히 그 자리에 초대된 사람처럼 요리사들의 세계를 간접체험 할 수 있어 좋았다. 실제로 드라마가 미국 파인다이닝의 세계를 잘 재현해 냈다고 평가를하는 글들을 보았다.
흑백요리사에 이어 더 베어를 보면서 미식의 세계에 흠뻑 빠지게 되어 정말 좋았다. 과연 미쉘린 3스타의 레스토랑은 어떨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아래는 더 베어에 나온 시카고에서 실제로 운영중인 식당들의 리스트를 소개하는 글이다. 시카고에 가서 방문해 본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Here's a list of Chicago restaurants featured in the new season of the hit show 'The Bear'
The hit FX show “The Bear” dropped its second season last month and Chicago watchers likely recognized a number of the city’s beloved eateries featured in multiple episodes.
www.nbcchica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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