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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일기장

5년만에 만난 친동생과 짧은 가을 시카고 여행

by my immigration diaries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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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 블로그의 글들은 저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블로그 글보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리는건 처음인 것 같다. 그동안은 대체로 영상으로 기록을 해 둔 게 많기도 했고, 블로그에 여행 이야기를 올리는 게 익숙지 않아 올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4박 5일의 짧은 여행이기도 하고, 동생과의 이야기를 기록해두고 싶어서 짧게 여행일기를 올려본다.

 

결혼하고 미국으로 이민 온 후에 지금껏 동생들을 한 번도 못 만났다. 각자의 삶이 바쁘기도 했고,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에 첫째 동생이 미국 출장이 잡혔고, 그래서 출장 끝나고 휴가를 붙여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네브라스카에만 있으면 재미가 없기에 우리는 동생의 휴가기간을 쪼개 짧은 여행을 가기로 했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동생이 시카고에 친한 친구가 있어서 만나고 싶다고 하여 시카고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시카고는 우리동네에서 차로는 8시간, 비행기로는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중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기 때문에 나도 그동안 여러 번 가보았다. 그래서 내심 다른 여행지를 가보고 싶었지만, 동생이 친구와 만나고 싶어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시카고로 놀러 가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났다.


 

한국에 살때는 동생이랑 서로 몇 번 엇갈려 타 지역 혹은 해외에 살았던 적이 있었긴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동생들과 두루두루 친하지만, 특히 첫째 동생과 사이가 무척 각별하기 때문에 동생을 오래간만에 본다는 건 정말 설레고 즐거운 일이었다.

 

이제 동생과 나 둘 다 30대라는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동생이 나와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이 성장했고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멋진 사람이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동생은 아주 많은 면에서 나보다 나은 점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내 동생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어디에 내놔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동생에게 본받을점이 참 많아서 우리는 나이차가 있어도 서로 조언해주고, 같이 동기부여를 주고받는 사이이다. 아니, 생각해보면 오히려 동생이 나에게 힘이 돼 줄 때가 많은 것 같은데 동생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와 동생은 성격도 많이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의외로 겹치는 부분이 적다. 이런 점 때문에 대화에 활기가 띄고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우리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자주 하는 편이기 때문에 사실 5년을 떨어져 지냈지만 거리감이 느껴진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서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카고에서의 시간들이 정말 소중했다.


시카고에 사는 동생 친구와는 나도 이미 예전에 시카고에 왔을때 만났던 적이 있던 터라 셋이 보는 게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카고에 사는 사람이 같이 다니니 여행을 하는데에 마음이 편했다. 우리는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위커 파크 (Wicker Park)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음식도 사 먹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네브래스카에는 이런 큰 놀거리가 없다 보니 그동안 도시가 어땠는지 잊고 지냈는데 시카고를 돌아다니니 도시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그동안 오마하에서 못먹었던 맛있는 음식들도 실컷 먹었다. 사실 음식 사진이 많은데 다 올리긴 무리라 몇 장만 올려본다. 동생이 관광보다는 쉬고 싶어 해서 그다지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는데도 좋은 곳에 꽤 갔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걸 먹으니 새삼 여행을 오긴 왔구나 싶었다.


시카고에서 들러야하는 커피숍에 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매번 시카고 왔을 때마다 시카고 스타벅스 리저브드 매장을 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가보게 되었다. 커피가 들어간 칵테일이 맛있었다. 인텔리젠시아도 시카고에 왔으니 들러주었다. 라 콜롬브도 유명해서 가고 싶었는데 친구가 추천하는 로컬 카페를 가느라 들러보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가려고 남겨둬야겠다.


지난번 남편이랑 들렀던 3 Arts Club Cafe 브런치 카페가 좋아서 이번에 동생이랑도 가게 되었다. 시카고 레스토랑들이 거의 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걸 몰랐던 터라 이번 여행 때 예약에 실패해서 못 가본 곳들이 많은데, 다행히 여기는 당일 웨이팅이 가능해서 갈 수 있었다. 지난번에는 분수 옆 예쁜 자리에 앉았었는데, 이번에는 맨 구석에 앉았다. 단출하게 시켰는데도 백 불이 훌쩍 넘었다.


이밖에도 우리들만의 많은 추억이 있었지만, 블로그에 모두 정리해 올리기에는 조금 벅차서 사진은 이정도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회사생활로 지쳤던 동생의 힐링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관광에 집중하기 보다는 동생과 동생의 친구와 셋이 함께 그동안의 소회를 푸는데 집중했다. 너무 오랜 시간 못 봤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일들을 따라잡기 위해 할 얘기가 너무 많았고, 그리고 지금은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하는 데에도 시간이 참 모자랐다. 동생과의 아주 짧은 일주일이었다.

 

서로를 생각하고 위해주는 데에 정성을 쏟는 동생과 나를 보면서 또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다음번에 만난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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