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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월이 됐다. 오마하에도 이제 봄이 오는가 싶다. 한국의 봄은 날이 풀리면서 개나리 진달래가 피고 베란다 문을 열어두면 황사 미세먼지가 들어오는 걸로 알 수 있었는데, 오마하의 봄은 조금 다르다.
오마하에서 몇 년간 지내보니 4월은 아직 방심할 수 없는 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날이 서서히 풀리다가도 돌연 눈이 오기도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은 눈이 ㅎㅎ
최근에도 저번주에 33도까지 올라갔던 날이 있었는데, 토네이도가 왔으며, 그와는 비교되게 오늘은 또 콩만한 우박이 우수수 떨어졌다.
앞서 말했듯 오마하는 대륙 중앙에 위치해서 그런지 봄철 기온의 일교차도 매우 큰데, 정말 추운날 뒤에 정말 더운날이 오고 그것이 여러번 반복된다. 그래서 쉽게 겨울옷 정리를 해서도 안되고, 여름옷을 꺼내두는 것을 게을리 해서도 안된다.
사계절 옷을 그렇게 하루걸러 돌려입다가 보면 결정적으로 봄이 왔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는 큰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토네이도가 오는 것이다. 엄청난 천둥 번개가 치고, 동네가 정전이 되고, 집이 무너질 것 같다는 우려가 드는 날들이 있다. (진짜 무너지진 않으니 괜찮음ㅋ)
매 년 봄이 되면 꼭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severe weather alert를 받게 된다. 첫 한 두 해에는 그런 알람을 받으면 쉘터가 어디인지 찾고 티비나 라디오를 주구장창 켜놓고 속보를 보곤 했다. 그러나 그것도 계속되니 이제는 무뎌진다. 가끔 뉴스를 체크하긴 하지만 "이것도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이 들면서 다른것보다 우리 강아지가 많이 놀라지 않도록 챙기는 정도이다.
사실 이렇게 놀라던 마음을 가라앉힌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건데, 오마하 토박이들의 얘기를 들어보자면 오마하는 다른 지역보다 크고작은 언덕이 많아서 토네이도가 오더라도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말 그대로 오마하에는 언덕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로 집을 지을 때에도 지하는 반지하로 짓는 경우가 흔하다. 정문 쪽은 지하에 묻혀있거나 반지하 구조이나, 뒷 쪽은 온전한 1층이 되는 식이다. 오마하의 이런 지형적 특성 덕분에 평평한 평지에 지은 도시보다 피해를 적게 입게 되는 것 같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전혀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심각하게 안좋을 경우에는 정전이 되는 경우가 꽤 빈번하다. 다행히도 복구는 빠른 편이다. 정말 다행히도 이 도시에 살면서 아직까지는 큰 재난이라고 할만한 상황을 겪어보지는 못했다.
아무튼 이렇게 우당탕탕한 날들이 계속되다보면 5월이 되어 학교도 종강을 하고, 그러다보면 어느샌가 매우 더워지는 여름이 온다. 오마하의 여름 날씨에 대해서는 여름이 오고나서 남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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