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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작년 기생충의 대 흥행으로 개봉 전 부터 미나리에 대한 관심이 컸다.
또한 북미에서 개봉도 하기 전에 여러가지 상을 휩쓸고 다니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윤여정, 한예리, 그리고 워킹데드로 유명한 스티븐 연까지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인해서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보게 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아칸사 주다. 원래 주 이름이 Arkansas 라서 "아칸사스" 라고 불러야 할 것 같지만,
미국에 와서 지내면서 들은 얘기로, "아칸사스" 라고 발음하면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는 우스개 소리를 들었다. 그쪽 사람들은 다 "아칸사" 로 발음한다고 ㅎㅎ 영화에서도 현실 고증이 잘 된건지 정말 다들 "아칸사" 라고 발음한다.
시대는 다르지만 주인공들은 나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 이민 1세대 가정인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는 캘리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모은 돈으로 아칸사에 땅을 사서 이사를 오며 영화는 시작된다.
트레일러도 아닌 컨테이너집 같은 곳에서 터를 잡고 아빠인 제이콥은 한국 작물 농사 사업을 시작한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자 한국에서 친정엄마를 모시고 온다. 그 어머니가 바로 윤여정. 그렇게 다섯 식구가 아칸사 촌구석에서 정착 생활을 해 나간다.
영화 대사 중 아들인 데이비드의 대사중에 그런 얘기가 있다.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영화 내내 이상하게도 모두가 각자 역할을 하곤 있는데 몸에 촥 감기는 느낌이 아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 부부 같지 않은 부부, 엄마와 딸 같지 않은 모녀사이, 엄마같지 않은 엄마.
윤여정은 그런 역할(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이었으니까 그렇다 치는데,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한예리가 이 영화에서는 왜이렇게 어색하게 느껴졌을까?
이민 1세대 역할인 스티븐연도 한국어가 정말 많이 늘었지만 아직 교포인걸 다는 못숨겼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이유는 지금 나, 우리 가족의 모습과도 어느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아는 분이 아칸사에 직장을 구하셔서 가셨는데, 그 때 남편과 우리의 다음 정착지는 어디일까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아마도 한인들이 많은, 미국에 내로라하는 대도시로 가긴 어렵지 않을까 하는게 우리 생각이다.
영화를 보면서도 "아칸사 시골은 저렇게 생겼었구나" 혹은 "지금보다도 한국인이 많지 않은 더 작은 도시로 이사를 가면 어떤 삶을 살게될까?"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영화에서 가족은 샘플을 싣고 오클라호마 시티로 데이트립을 떠난다. 그걸 보며 우리는 또 "우와 오클라호마 시티가 진짜 도시는 도시네" 하며 다음에 한 번 가보자는 이야기를 한다.
시골 살이가 힘들어 다시 캘리로 가고 싶어하는 모니카와, 가족을 위해 사업을 한 건데 잘 안되서 답답해하는 제이콥을 보면서 양쪽 입장 모두가 이해가 되서 조금은 서글퍼졌다.
집에 남아있던 할머니 (윤여정) 은 아픈 몸으로 마당 청소를 하다가 쓰레기를 태우는데, 그 불이 잘못 옮겨붙어 몇 달 내내 힘들게 재배한 농산물을 넣어둔 창고에 불이 번지게 된다.
심각한 부부싸움 후에 마주한 아픈 친정엄마/장모님의 잘해보려다 벌어진 실수로 일어난 대참사를 보면서 이렇게 또 가족은 모든걸 잃었지만 이걸 계기로 다시 뭉칠 수 있게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와 나의 가족의 이민 이야기는 훗날 어떻게 보일지 그것도 궁금해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얼마 전 보았던 다른 영화가 떠올랐다. 바로 넷플릭스에 있는 "힐빌리의 노래" 이다. (Hillbilly Elegy, 2020) 아마 미나리에서도 내내 나오는 대사인 hillbilly (촌뜨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백인 촌뜨기 하층민인 주인공이 가족들과 얽혀 일어난 많은 일들을 겪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다룬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성공을 위해서 이민자로 이 나라에 발을 붙인 사람, 그리고 돈 없는 집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자란 사람, 모두 미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때로는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는 부분이 서로 닮았다.
이 영화도 무척이나 감명깊게 보았기 때문에 다음에 한 번 기록으로 남겨보아야겠다.
www.netflix.com/title/8107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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